기준금리 인상 넘어 ‘빅스텝’ 의견 나오나…한은에 쏠린 눈

16일 2.75%로 인상전망, 만장일치 관심
신현송 총재 발언에 연내 추가인상 촉각
물가·수출 강세에 연말 3% 전망 확산
정부 800조 확장재정…정책 엇박자 우려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추가 인상 여부와 시기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만장일치 여부와 신현송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핵심 단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 800조원대의 확장 재정을 예고하면서 한은의 긴축 기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인상이 이뤄지면 2023년 1월 이후 약 3년6개월 만이다.

주요 거시경제 지표는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2% 올라 3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식료품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5%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았다.

성장세도 강하다.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고, 6월 수출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150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시장도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토지거래허가 신청 평균 가격은 전월보다 2.67% 올라 지난해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 총재도 여러 차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5월 취임 후 첫 통방 회의에서 “물가·성장·환율·부동산 어디를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 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긴축 기조를 재확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도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점도표상 연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3.4%에서 3.8%로 높였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면 한·미 금리 차와 환율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올해 7월과 10월, 내년 1월과 4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긴축 속도를 가늠할 첫 번째 신호는 이번 금통위의 표결 결과다.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0.25%포인트 인상에 동의할지, 0.50%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가 관건이다. 빅스텝 소수의견이 등장하면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인상 경로는 한층 가팔라질 수 있다.

신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을 향후 금리 경로에 관한 메시지도 주목된다. 물가와 성장에 대한 평가가 예상보다 강경할 경우 7월에 이어 8월에도 금리를 연속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 공개한 금통위원 점도표에서는 전체 21개 점 가운데 19개가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인상을 전망했다. 이 가운데 두 차례 인상 전망이 10개로 가장 많아 연말 기준금리 3.00%가 금통위 내부의 중심 전망으로 해석됐다.

한은의 긴축 전환을 앞두고 정부의 확장 재정과 통화정책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 총지출을 올해보다 10% 이상 늘린 800조원대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다.

한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유동성을 줄이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면 정책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확장 재정이 수요와 물가를 자극하면 한은이 금리를 더 높이거나 긴축 기간을 늘려야 할 가능성도 있다.

신 총재는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지금으로서는 크게 상충하는 면은 없다”며 “재정 상태가 양호하고 채권을 추가 발행하는 것도 아니어서 국채금리 상방 압력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발행 확대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나타나고 있다. 장기 국채 금리에 반영되는 기간 프리미엄이 최근 급등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간 프리미엄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정부의 확장 재정 가능성이 높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본지 7월 1일자 9면 기사 참조>

신 총재도 “수요 측 상방 압력이 더 강한 시점에 재정이 수요에 추가된다면 다시 판단하겠다”고 밝혀 향후 재정 집행과 물가 흐름에 따라 통화정책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김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