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향적 안 없으면 교섭 재개 불가”
성과급·상여금·정년연장·해고자 복직 놓고 평행선
![]() |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현대자동차 노조)가 사흘간의 부분파업에 돌입한 13일 오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이 공장 오전조 근무자들이 평소보다 2시간 일찍 퇴근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사측을 향해 파업 수위 상향 가능성을 경고했다. 13일부터 사흘간 부분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사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16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더 높은 수준의 투쟁 지침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14일 쟁의대책위원회 입장문을 통해 “사측, 파업해도 줄 것 없다? 지부, 전면전이 무엇인지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2·2·2 부분파업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잡은 지침”이라며 “차기 쟁대위에서 파업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조가 언급한 ‘2·2·2 부분파업’은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근무조별 2시간씩 진행하는 부분파업을 뜻한다.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각 2시간씩 작업을 멈추는 방식으로, 하루 기준 총 4시간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노조 안팎에서는 이후 파업 수위가 조별 4시간, 6시간 등으로 높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별 4시간 파업이 현실화하면 하루 총 8시간, 조별 6시간 파업은 하루 총 12시간의 가동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주말 특근 거부도 병행돼 생산 차질은 더 커질 수 있다.
노조는 사측의 추가 제시가 없을 경우 투쟁 장기화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현재 실무협의도, 교섭도 그 어떤 것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사측은 빠른 시일 내 전향적인 안을 만들어 파국을 멈추는 일에 전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6일까지 사측의 움직임이 없다면 쟁대위에서 더 높은 수위의 지침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사측 태도로 보아 투쟁의 장기화를 배제할 수 없다”며 “지부는 납득할 수 있는 안이 나올 때까지 낮은 수위에서 높은 수위로 점진적으로 올라갈 방침”이라고 했다.
교섭 재개 조건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정당한 성과급, 상여금 50% 인상, 정년 연장 관련 실질적 제시, 해고자 복직 및 손배가압류 철회 등을 요구하며 “전향적인 안이 없다면 ‘교섭 재개’는 꿈도 꾸지 말라”고 압박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일 본교섭을 재개한 뒤 13차, 14차, 15차 교섭을 이어갔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15차 교섭에서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1000만원+주식 15주를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교섭 종료를 선언했다.
노사 간 남은 핵심 쟁점은 임금·성과급 인상, 상여금 인상,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등이다. 그 외 신규 인원 충원과 미래산업 대비 고용안정, 완전 월급제, 노동시간 단축 등 8개 항목에 대해선 합의를 이뤘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750%에서 800% 인상,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이미 최선의 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앞서 담화문을 통해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등을 이유로 파업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지난 8일 회사는 사실상 최선의 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정년 연장 요구와 관련해서도 “정치권에서 정년 연장 법제화 논의가 치열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 노사가 먼저 결론을 낼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노조는 내부 결속도 강조했다. 속보에서는 일부 현장조직을 겨냥해 “교섭 과정과 왜곡된 사실로 인해 혼란스러운 현장 분위기에 편승해 집행부 흔들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사실이 아닌 합의사항을 두고 집행부 견제라는 빌미로 현장과 집행부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현대차는 노조 부분파업에 따라 울산공장 등 전 사업장 생산중단을 공시했다. 생산중단 사유는 ‘단체교섭 등 관련 부분파업’이며, 사측은 생산중단 영향에 대해 “전 차종 부분적 생산차질”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16일 쟁대위에서 파업 수위를 높일 경우 하반기 신차 생산과 출고 일정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