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영공 비행 말라” 경고…홍해 물류·원유 수출 차질 우려
이란 항공기 착륙 둘러싼 충돌…이란전쟁 긴장 완화 노력에도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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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멘 수도 사나 공항 공습 순간 [EPA]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이 사우디의 예멘 수도 사나 국제공항 공습에 대한 보복 조치라며 4년간 유지돼 온 사실상의 휴전이 종료됐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고조된 중동 긴장이 예멘 전선으로까지 번지면서 역내 안보 불안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사우디 주도 예멘 연합군은 13일(현지시간) “테러조직 후티 민병대가 남부 지역을 향해 바사한 미사일을 모두 요격했다”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밝혔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타격했다면서, 사우디와의 휴전 종료를 전격 선언했다. 아브하는 예멘과 국경을 맞댄 산악지대 아시르주의 주도로, 여름철 사우디 국민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휴양지다.
후티는 이번 공격이 사우디의 사나 국제공항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사리 대변인은 “사우디의 공습은 노골적인 침략 행위”라며 “긴장 완화 국면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어 전세계 항공사들에 사우디 영공에 진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후티가 사우디를 직접 공격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2022년 3월 비공식 휴전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당시 후티는 사우디의 주요 에너지 시설을 공격한 뒤 휴전에 들어갔고, 이후 양측은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자제해 왔다.
사나 공항 공습은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국제공인정부가 자신들의 작전이라고 밝혔다. 예멘 국방부는 “예멘의 주권을 침해하며 착륙하려던 이란 항공기를 막기 위해 사나 국제공항 활주로를 타격했다”며 “예멘 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 항공기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사나 공항에 착륙하려던 이란 항공기에 후티 지도부가 탑승하고 있었으며, 결국 기수를 돌려 예멘 후티 반군 통제하에 있는 호데이다 공항으로 방향을 바꿔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예멘 정부는 후티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소속 항공기 1대를 사나 공항에 억류하고 기장과 부기장을 붙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셈 오세이란 ICRC 중동지역 대변인은 “모든 직원과 승무원의 안전은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최근 ICRC가 중재하던 후티와 예멘 정부 간 포로 교환 협상도 무산되면서 양측 긴장은 한층 고조된 상태다.
이번 충돌은 사우디의 안보와 에너지 수출에도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이란과의 전쟁에서는 한발 물러서 있었고, 동부 유전에서 서부 홍해 연안으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해 왔다. 그러나 과거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반복적으로 공격했던 후티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될 경우 사우디의 에너지 수출과 역내 해상 물류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