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안전통항 대가 ‘20% 통행료’ 받겠다”…이란은 불법, 미국은 합법?[1일1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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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란의 항구와 연안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봉쇄를 재개하고, 해협을 지나는 상선에 화물 가치의 20% 상당을 통행료로 받겠다고 밝혔다. [UPI]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대한 역봉쇄를 재개하고,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선적 화물의 20%를 통행료 명목으로 받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있건 없건 개방돼 있다”며 “우리는 이란 봉쇄를 재개하고 있다”고 게시했다.

이란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 중부사령부의 팀 호킨스 대변인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봉쇄 재개와 관련해, 현재 군이 세부 사항과 조율을 진행 중이며, 미 군함들이 이날 늦게부터 이를 집행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월 13일 미군에 이란의 항구와 연안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봉쇄를 지시했고, 이는 이란의 에너지 수출과 생필품 수입 등을 막아 경제난을 악화시키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었다. 미국이 이란과 공습을 주고받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로 경제적 압박을 가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 대한 역봉쇄가 재개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치 상황은 종전 MOU 체결 이전 상황과 다를 바 없게 됐다. NYT는 “미국과 이란이 긴장 고조 수사와 무력 공방을 벌인 가운데 양국이 다시 전쟁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다른 국가의 민간 선박에 대해 미군의 안전보장에 대한 대가로 통행료를 받겠다는 구상까지 밝혔다. 그는 “미국은 지금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불릴 것”이라며 “세계에서 매우 불안정한 이 지역의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선적된 모든 화물의 20%를 보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절차와 구성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CNN 방송은 이에 대해 “상업 선사들(commercial shippers)에게 화물 가치의 20%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안전을 보장하는 비용을 ‘통행료’ 성격으로 징수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무상으로 해협을 지켰지만, 이제부터는 해협을 지키고 그 대가로 엄청난 돈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그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수수료 징수 계획을 비난해 왔지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 역시 이란의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무역을 해오던 국가 입장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들쑤시는 바람에 발생한 전쟁으로 큰 피해를 보게 됐는데, 미국이 통행을 도와주겠다고 나서 ‘보호비’를 요구하는 꼴이 된다. 국제법이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고 있는 해협에 이란과 미국이 서로 통제권을 내세우고 통행료를 징수하려는 행태는 국제사회의 큰 비판과 불만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의 기존 입장과도 배치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3일 중동 순방길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수수료 부과 시도에 반대한다면서 “어떤 나라도 국제수로에 통행료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다. 그게 현행 국제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