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손 뻗은 ‘종교’…신천지 총회장 등, ‘국힘 당원 강요’ 혐의 기소

경선 영향 목적, 신도 5만6000명 가입
“조세포탈 등 의혹도 엄정 수사”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총회장과 함께 신천지 전·현직 간부들도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수본은 이날 이만희 총회장을 정당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고동안 전 총무와 요한지파·시몬지파 전 총무 등 구속된 3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된 신천지 간부 4명도 함께 불구속기소 됐다.

이 총회장은 2021∼2024년 국민의힘 대선·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제한 혐의를 받는다.

정당법 42조는 정당 가입이나 탈당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지파마다 ‘필라테스 프로젝트’ 등 이름으로 신도들의 국민의힘 입당을 독려했고, 최소 5만6472명이 넘는 신도가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7월 신천지 신도 6천482명이 입당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12월 2873명, 2022년 12월 3만5073명, 2023년 8월 1만2044명이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이 중 정당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5년)가 임박한 2021년 7월 당원 가입 행위를 지난달 29일 먼저 기소했고, 이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거쳐 재판에 넘겼다.

이 총회장은 교단을 둘러싼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해 이 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 전 총무를 비롯한 전·현직 간부들은 이 총회장의 지시 및 승인에 따라 각 지파에 당원 가입을 독촉하고, 가입 목표 달성 현황을 파악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본은 앞서 수사 과정에서 신천지 전 간부가 당원으로 가입한 신도들의 명단과 숫자를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에게 건넨 정황도 포착했지만,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동안 전 신천지 총무 주도로 교단 내부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 등 범행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합수본은 “통일교의 단체 자금을 이용한 정치인 불법 후원, 업무상 횡령, 신천지의 조세 포탈, 업무상횡령 등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