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수 1.5배로 낮추는 방안 거론…이미 1.5배 ETN 거래 중
허용 종목 확대 두고는 업계 입장 엇갈려
예탁금·교육은 소액 투자자 진입 막는 역할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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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미나이를 활용해 제작] |
[헤럴드경제=김지윤·문이림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한 달 반 만에 증시 변동성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상장폐지라는 ‘초강수’를 비롯해 투자자 교육 강화, 기본 예탁금 상향 등 진입장벽을 높이는 방안이 거론되는 동시에 레버리지 배수 조정이나 종목 허용 범위 확대 등 보다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증시 전반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변동성을 겪는 국면인 만큼,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변동성의 ‘주범’으로 규정하고 과도한 규제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13일 헤럴드경제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 변동성의 “주범은 아니지만 ‘종범’”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불러온 글로벌 증시의 출렁임 자체가 코스피 변동성의 핵심 원인이라고 봤다. 다만,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종목(삼성전자·SK하이닉스)을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등장하며 변동성에 기름을 부었고, 종범의 역할 역시 가볍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한 나라는 미국, 홍콩, 한국뿐”이라며 “홍콩은 금융 중심지로,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환경을 갖고 있어 예외로 두고, 미국이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400개, 대상 기업만 100개에 달하고 운용자산(AUM) 총액은 50조원 수준”이라며 “우리나라는 겨우 2개 기업, 16개 종목으로 AUM이 16조원에 이르는, 말이 안 되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시장 비중이 너무 높은 두 종목으로 수급이 집중되다보니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다”며 “특히 유동성공급자(LP)의 ETF 설정, 환매 과정에서 생기는 리밸런싱이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괴리율 통제 강화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그는 “괴리율 통제는 오히려 변동성을 더 키운다”며 “LP들이 괴리율을 맞추려고 리밸런싱 매매를 하면 그 자체가 추가 수급이 돼 변동성이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괴리율을 완화하면, 운용 역량에 따라 자연스럽게 우열이 갈리고, 안정적으로 운용이 가능한 대형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정리될 것이란 논리다.
이 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한해 별도의 ‘변동성 완화 장치’(VI)를 도입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언급했다. 그는 “본주 거래대금 대비 레버리지 거래대금이 일정 퍼센트 이상이 될 경우,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를 중지시키는 방안을 고려해볼만 하다”고 했다.
현재 2배의 배수를 1.5배로 조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 자체가 너무 높아서 그 위험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라면, 2배수를 1.5배로 낮추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이미 시장에 상장지수증권(ETN)의 경우 1.5배 상품이 있는 만큼, 시스템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 경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의 원래 취지를 잃게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당초 정부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국내에 잡아두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도입했으나, 배수가 줄어들 경우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레버리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에는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가 16년 넘게 거래돼 왔으나 이번처럼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변동성 논란으로 번진 적은 없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선진시장으로 가려면 레버리지 상품 거래는 불가피한데, 레버리지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현대차, 네이버, 주요 금융주 등 시가총액 상위 20~30개 종목까지 문을 열었더라면 자금이 분산돼 지금 같은 쏠림은 훨씬 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운용업계 임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운용하려면 기본적으로 개별주식 선물 거래가 잘 돼야 하는데 다른 기업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기 때문에 단순 분산 차원에서 여러 종목을 허용해 주는 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단일종목이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기업을 하나의 상품에 섞을 수 있게 하는 방법, LP의 책임강화, 운용사의 관리 강화 등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 가장 먼저 나올 것으로 점쳐지는 대책은 기본 예탁금 상향과 투자자 교육 강화다. 현재 1000만원인 예탁금을 5000만원까지 상향해 문턱을 높이고, 상품 위험성 교육을 강화하는 식이다. 가장 쉬운 대책이지만, 효과를 두고는 임시 방편일 뿐이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소액 투자자 진입을 막아 단기적으로 거래량을 줄이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존 투자자들이 이미 상당한 상황에서 변동성 완화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상장폐지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은 ETF 상폐 사유로 순자산총액 미달, 기초지수 추종 실패, LP 부재, 투자신탁 해지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상폐를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단,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거래소가 인정하는 경우’ 상폐가 가능하다는 포괄 조항도 있으나 이를 근거로 ETF를 상폐한 전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교수는 이와 관련 “현재 본주 주가가 떨어지며 AUM이 줄어든 상황이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폐할 경우 오히려 투자자 피해가 느는 모순이 발생한다”며 “AUM이 처음보다 높아질 경우 검토해볼 만한데, 이 역시 올라가는 추세에선 상폐를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봤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공격적 투자자들의 경우 고액자산가가 많다”며 “상폐할 경우 이들이 레버리지에 대한 투자를 접는 게 아니라 해외로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 혼란을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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