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99건·289명에 대한 수사 중
“미국이 개입해야 수긍하고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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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집회 모습. 오후 3시 기온이 33도까지 오르자 탈진을 대비해 자리에 앉아 구호를 외치는 집회 참가자들. 이영기 기자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해서 시작된 집회가 약 40일간 이어지며 각종 불법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만 100건에 가깝고, 수사 대상자는 3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씨 속에 집회 참가자들은 손풍기(휴대용 선풍기), 부채 등을 동원해 더위를 식히며 집회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집회와 관련한) 불법행위 99건에 대해 총 289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집회 관련 수사 상황을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일 불법행위 총 83건과 186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불과 1주 사이 수사 대상자가 100명 이상 늘었다.
이에 박 청장은 “모욕을 당한 경찰관이 인터넷상에서 공격한 아이디를 발췌해서 제출해 수사 대상 인원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대한체육회 업무방해 행위 ▷유소년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 불법 수색 및 특수강요 ▷경찰관 대상 모욕 언행 등 공무집행방해 ▷취재기자 폭행 ▷집회 참가자 간 다툼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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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집회 모습. 이영기 기자 |
경찰이 진행 중인 수사가 마무리돼 속속 검찰로 넘겨지는 피의자들도 나오고 있다. 경찰관에게 침을 뱉은 40대 김모 씨는 지난 7일 집회 참가자 가운데 가장 먼저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경찰관에게 이름을 물어본 뒤 경찰관에게 침을 뱉었다
경찰은 올림픽공원 집회를 현재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 청장은 “경찰은 평화롭고 질서 있는 의사 표현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며 “개별적으로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
집회 참가자들도 물러날 기미 없이 폭염 속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으로는 약 300명이 모여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날 낮 송파구 방이동의 기온은 33도.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날씨에 집회 참가자들도 쉼 없이 부채질하거나 손풍기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는 햇빛을 피해 그늘 밑에 돗자리나 종이 상자를 깔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혹시 모를 탈진을 대비해 한 자원봉사자는 얼음물이 가득 담긴 카트를 끌고 다니며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햇빛이 드는 주차장에서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은 탈진에 대비해 아예 자리를 깔고 앉아, 양산을 쓴 채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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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집회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얼음물을 나눠주고 있다. 이영기 기자 |
양산을 쓰고 구호를 외치고 있던 송파구 주민 김모(55) 씨는 “선거 당일 서울시장 후보가 2명만 찍혀 있던 투표지를 받은 기억이 또렷하다”며 “그날 이후로 시간이 될 때마다 집회에 나오고 있다. 30번 이상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부 기관은 이제 믿지 못하겠다”며 “미국이 개입해 선거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수준까지 온 것 같다. 그래야 집회 참가자들이 받아들이고 해산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집회와 관련해 이어지는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각자 크고 작은 트러블이 있는 건 알겠지만, 다들 추구하는 바는 같을 텐데 사건 사고가 불거지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름휴가 첫날 집회에 나온 참가자도 있었다. 직장인 권모(39) 씨는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잘 나오지 못했다. 오늘은 여름휴가 첫날인데, 본격적으로 휴가를 가기 전에 시간이 돼서 낮에 나왔다”고 말했다.
권씨는 “지금 요구하는대로 재선거를 실시하고, 사전 투표를 폐지하고 당일 투표는 수개표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해야 집회 참가자들이 각자 자리로 돌아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