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충돌 격화에 국제유가 급등하며 투자심리 위축
외국인·기관 …매도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또 발동
VKOSPI 급등, 증시 변동성 확대…7월 실적 시즌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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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약 9% 급락하며 7,000선을 내준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코스피 7000선이 무너졌다. 9000선을 돌파한 지 단 17거래일 만에 6000선으로 돌아왔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지난 5월 6일 사상 처음으로 7000선(칠천피)을 돌파한 이후 이를 밑돈 것은 약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코스피가 지난 6월 18일 역대 처음으로 9000선(구천피)을 돌파한 이후 25일 만에, 거래일 기준으로는 17거래일 만에 칠천피 밑으로 내려왔다.
지수를 끌어 내린 건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7047억원, 2조2193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3조8822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코스피는 이날 63.91포인트(0.85%) 내린 7412.03으로 출발해 등락하다 내림세로 돌아선 뒤 낙폭을 키웠다. 급락장에 장 초반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직전 거래일(10일) 급등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지 1거래일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걸린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35번째 사이드카 발동이다. 오후 1시 28분께는 올해 7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지수는 이후에도 낙폭을 확대, 한때 6783.43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745.64포인트에 달했다. 장중 변동 폭은 역대 세 번째로 컸다. 장중 저점은 지난달 19일 기록한 코스피 장중 역대 최고점(9385.59) 대비 2602포인트가량 낮다.
급락장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6.63% 급등한 83.33을 나타냈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 SK하이닉스가 성공적으로 데뷔한 가운데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지만, 국내 증시는 중동 긴장에 하방 압력을 받은 모양새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각각 0.29%, 0.42% 올랐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도 0.29% 상승했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는 공모가 대비 13% 오른 168.49달러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핵심 파트너사인 엔비디아도 4.03% 올랐다.
그러나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주도권을 둘러싸고 다시 정면으로 충돌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란은 해협을 지나던 상선을 공격하고서 역내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위반했다며 남부 주요 군사시설들에 공습을 재개했다.
특히 지정학적 긴장에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코스피 시장이 휘청였다. 한국은 원유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다른 나라보다 유가 가격에 더욱 민감한 측면이 있다.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가격은 4% 넘게 급등 중이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10.70% 급락해 25만원대로 밀려났으며, SK하이닉스도 15.37% 폭락, 200만원선을 내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 하락률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는 직전 역대 장중 최고가 대비 각각 32%, 38% 급락했다.
미국 시가총액 조사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이날 장 마감 기준 8689억 달러로 집계돼 ‘1조 달러 클럽’에서 밀려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지만, 관련 기대감이 일부 먼저 반영된 데다, 이벤트 소멸 인식에 차익 매물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또 이날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점도 매도세를 자극한 모양새다. 여전히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앞서 메타가 남는 인공지능(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4000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8%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사 대비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매출 비중이 높아 시장 평균보다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이 낮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직전 대비 각각 9%, 11% 하향 조정했다.
코스피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들 종목으로 단일종목으로 하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이 증시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향후 국내 반도체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이번 주 ASML, TSMC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으며, 이달 말까지 알파벳, 메타 등의 실적 공개가 이어진다.
코스닥 시장도 하락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8.07포인트(4.55%) 내린 799.3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이 3867억원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120억원, 1731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4종목은 모두 떨어졌다. 코오롱티슈진이 14%대 급락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삼천당제약은 각각 8%대, 7%대 내렸다.
환율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소폭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0원 오른 1503.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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