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내일 결정…최소 2%(210원) 이상 오른다

노동계 8.7%·경영계 2.0% 인상안…690원 격차 막판 줄다리기
소상공인 대표 사용자위원 복귀 여부도 변수…합의보다 표결 가능성
14일 최종 의결 후 이의신청 거쳐 8월 5일 확정·내년 1월 1일 시행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제13차 전원회의. 왼쪽부터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14일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계가 올해보다 2.0%(210원) 오른 시급 1만530원을 최종 수정안으로 제시하면서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 이 수준 이상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노동계는 시급 1만1220원(8.7% 인상)을 고수하고 있어 공익위원들이 제시할 심의촉진구간이 막판 협상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간다. 위원회는 이미 법정 심의기한인 지난달 29일을 넘긴 상태다. 이의신청과 고시 등 후속 행정절차를 고려하면 이날 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노사가 제시한 최종 수정안은 690원 차이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900원(8.7%) 오른 시급 1만1220원을, 경영계는 210원(2.0%) 오른 시급 1만530원을 각각 제시했다. 경영계가 2.0% 인상안을 최종 수정안으로 제출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사실상 이를 하한선으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은 공익위원들이 제시할 심의촉진구간이다. 심의촉진구간은 노사가 더 이상 격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공익위원들이 제시하는 협상 범위다. 노사가 구간 안에서 합의하지 못하면 표결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또 다른 변수는 사용자위원들의 복귀 여부다. 지난 9일 제13차 전원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의 추가 수정안 제출 요구에 반발해 퇴장했던 소상공인연합회 추천 사용자위원인 이기재·금지선 위원은 14일 전원회의 참석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위원이 불참할 경우 노사 간 막판 합의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을 토대로 표결을 통해 최저임금이 결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9일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는 경영계 내부에서도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소상공인연합회 추천 사용자위원인 이기재·금지선 위원은 사용자위원들이 직전 수정안보다 시급 10원, 인상률로는 0.1%포인트 높은 1만530원을 제출하기로 결정하자 “2%를 넘는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회의장을 떠났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위원이 심의 도중 퇴장한 것은 드문 일이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영세사업장의 지급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상공인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191만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약 215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임금체불액은 7727억원으로 이 가운데 30인 미만 사업장 체불액이 5744억원으로 전체의 74.3%를 차지했다. 현장에서는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무시간을 쪼개는 이른바 ‘쪼개기 알바’까지 확산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고물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구매력평가(PPP) 기준 우리나라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는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4일 의결안을 확정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된다. 다만 14일 자정을 넘겨 전원회의 회차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임위가 의결안을 제출하면 노동부는 의결 내용을 고시하고 10일간 이의신청 기간을 운영한다. 노동계나 경영계가 이의를 제기하면 최저임금위원회가 재심의할 수 있지만 실제 재심의가 이뤄진 사례는 없다. 노동부 장관은 오는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고시하며, 확정된 최저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