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주목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韓, 상용화 주도권 잡는다

- 화학硏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핵심 소재 기술 이전


‘고효율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용 소재 조성 및 제조’ 기술이전 계약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일론 머스크가 우주 태양광의 핵심으로 지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가 한국에서 본격 추진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주)엘케이켐과 13일 ‘고효율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용 소재 조성 및 제조’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중국이 주도해 온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 시장에서 국산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탠덤 태양전지 공급망의 핵심 거점을 국내에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판 위에 용액을 코팅해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다. 매우 얇은 막으로도 빛을 잘 흡수할 수 있고, 고온·진공 중심의 복잡한 공정이 아니라 낮은 온도와 용액 공정으로도 제작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기존 실리콘보다 더 얇고 가볍고, 휘어지는 형태나 반투명한 형태로도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런 특성 덕분에 지붕 위 설치형 태양광을 넘어 건물 외벽, 창호, 자동차 지붕, 실내 센서, 웨어러블 기기, 항공·우주용 전원 같은 새로운 응용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태양전지 기술이 바로 ‘탠덤(Tandem, 적층형) 구조’다. 지금 보급된 실리콘 태양전지는 태양광 스펙트럼 중 일부 파장대만 흡수해 전기로 바꾸기 때문에, 단일 소재로는 효율을 높이는 데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탠덤 태양전지는 이 한계를 넘어, 서로 다른 두 가지 소재를 쌓아, 한 번 걸러진 빛을 또 한 번 흡수하도록 만든 구조다.

이번에 이전된 기술은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얹는 탠덤 구조의 소재 합성과 안정성 향상에 대한 기술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손쉽게 결정을 형성하고, 빛을 흡수하는 파장대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지만, 빛, 습기, 열 같은 요인으로 인해 장기간 안정적인 작동이 어려워 상용화에 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한국화학연구원이 개발한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전남중 박사 연구팀은 합성 단계부터 새롭게 접근했다. 친환경 용매를 활용하고 다양한 페로브스카이트 전구물질 조성을 이용하여 균일한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을 형성하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그 결과 빛, 수분, 열에 노출되어도 결정 구조가 쉽게 변하지 않는 고안정성 조성을 확보했다.

특히 실리콘 태양전지와 짝을 이루는 탠덤 구조에 최적화된 밴드갭을 가지면서도, 빛에 오래 노출돼도 성분이 갈라지는 ‘상분리’ 현상이 억제되는 조성을 구현하였다. 이를 통해 실제 태양광 아래에서도 성능이 오래 유지되는 광-안정성을 갖추게 됐다.

㈜엘케이켐은 완제품 태양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를 전문적으로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번 기술이전을 계기로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용 핵심 소재의 양산 체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아울러 국내외 태양전지 모듈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상용화 속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신석민 한국화학연구원장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화학연이 보유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으로 이어지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화학연은 기업의 성장과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