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중국 소비시장, 예전 같지 않다…코트라 “기술·디자인 차별화 필요”

코트라, 中 5대 소비재 진출전략 보고서 발간
올해 5월까지 대중 소비재 수출 28억달러
화장품·식품이 수출 비중 70% 이상 차지
로컬 브랜드 약진에 기술·디자인·브랜드 경험 중요


코트라 사옥. [코트라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K-뷰티와 K-푸드의 수출은 늘고 있지만, 경쟁 환경은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로컬 브랜드가 가격뿐 아니라 기술과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까지 끌어올리면서 국내 소비재 기업도 단순한 ‘한국산’ 프리미엄을 넘어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트라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국 5대 소비재별 최신 시장 동향 및 진출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 소비시장 구조 변화와 뷰티, 식품, 패션·의류, 생활용품, 의약품 등 5대 소비재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국내 기업의 진출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은 여전히 K-소비재의 핵심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5대 소비재 기준 대중 수출액은 65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K-소비재 수출시장이다. 올해도 5월까지 누적 수출액이 2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화장품과 식품 비중이 컸다. 올해 5월까지 대중 5대 소비재 수출에서 화장품은 38%, 식품은 36%를 차지했다. 생활용품은 17%, 패션·의류는 6%, 의약품은 3%였다. 화장품과 식품 두 분야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다만 시장의 성격은 달라지고 있다. 중국 소비시장은 경기 둔화와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회복 속도는 완만하지만, 소비 방식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많이 사는 시장에서 더 따져보고 고르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코트라는 중국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스마트화, 간편화, 기능성, 맞춤형을 꼽았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취향이 세분화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제품과 건강관리,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프리미엄 소비가 늘고 있다고 봤다.

품목별 성장 포인트도 달랐다. 화장품 시장에서는 안티에이징과 천연·유기농 제품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식품 시장에서는 건강차와 간편식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패션·의류에서는 스포츠·아웃도어와 기능성 의류가 성장을 이끌고, 의약품 분야에서는 맞춤형 건강식품과 수면 건강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생활용품 시장에서는 AI와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스마트 가전, 프리미엄 생활용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제품보다 생활 편의성과 사용 경험을 높인 제품에 소비자가 반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 로컬 브랜드의 약진이다. 코트라는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과 디자인, 브랜드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며 프리미엄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처럼 한국 제품이라는 이미지나 품질만으로 시장을 넓히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품질과 가격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코트라는 제언했다. 독자적인 원료, 기술, 디자인, 브랜드 경험을 앞세워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연령·소득별로 다른 소비자 취향을 세분화하고, SNS와 숏폼 콘텐츠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근 국내 수출 현장에서는 자동차와 배터리뿐 아니라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 소비재에서도 시장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 시장 역시 규모만 보고 접근하기보다, 현지 브랜드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제품력과 마케팅 방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코트라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국내 소비재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하나의 거대 시장으로만 보지 말고, 지역과 소비층별로 나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도시 프리미엄 소비자, 젊은 세대의 취향 소비, 건강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중산층 수요 등을 구분해 제품과 유통, 마케팅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재원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소비시장에서 연령, 소득, 지역별 수요가 갈수록 세분화되면서 현지, 외국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가격, 품질 경쟁에 더해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러한 차별화 포인트가 중국 바이어, 소비자에게 최대한 인식될 수 있도록 K-소비재 마케팅을 계속 확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