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때렸지만 절반도 못 걷었다…공정위 작년 수납률 45.9%

과징금 역대 최대 예고…징수 체계 보강 시급
공정위 “납기미도래 등 제외 실질 수납률 82%”
예정처 “리니언시 개편 적발기능 보완 병행해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산 기준 과징금 수납률이 2년 연속 5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과징금 부과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징수율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과징금 제재의 실효성도 함께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과징금 7926억3300만원을 징수하기로 결정했지만 실제 수납액은 3636억4800만원에 그쳤다. 수납률은 45.9%로, 미수납액은 4289억8500만원에 달했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전년 수납률(23.1%)보다는 22.8%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징수결정액의 절반 이상을 거두지 못했다. 수납률은 2021~2022년 50%대를 유지하다 2023년 65.9%까지 올랐지만 2024년 23.1%로 급락했고 지난해에도 45.9%에 머물며 2년 연속 50%를 밑돌았다.

공정위는 분할납부 의결 등에 따라 납기가 연장된 납기미도래액, 재판 절차 중 법원 집행정지 등에 따른 징수유예액, 정당한 사유 없이 내지 않은 임의체납액이 모두 포함되면서 수납률이 낮게 나타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45.9%는 결산 기준 수치로, 납기미도래액과 징수유예액 등을 제외한 당해연도 실제 납부 가능 금액 기준으로 산출한 실질 수납률은 약 82%로 집계된다”며 “이 기준에서 미납된 금액은 약 17% 수준으로 대부분 임의체납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질 수납률과 별개로 실제로 걷지 못하는 임의체납은 빠르게 늘고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과징금을 내지 않은 임의체납액은 지난해 798억4500만원으로 2021년(436억6800만원)보다 82.8% 증가했다. 임의 체납 사업자 수도 같은 기간 114개에서 127개로 늘었다.

반면 징수 역량은 제자리걸음이다. 공정위의 과징금 징수·체납 업무 전담 인력은 2021년 이후 5년째 2명에 머물고 있다.

올해 과징금 부과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공정위가 부과를 예고한 과징금만 1조7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 등 초대형 사건도 잇따라 결론을 앞두고 있다. 늘어난 과징금 규모에 맞춰 징수 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동시에 부과 단계에서는 기업의 납부능력을 고려해 실제 징수로 이어질 수 있는 과징금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징금 부과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의 납부능력이 징수 실효성을 좌우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위법성은 엄정하게 따지되 부과 단계에서는 기업의 재무 상황과 납부능력을 함께 고려해 실제 징수로 이어질 수 있는 과징금 체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예정처는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제도 개편과 함께 담합 적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봤다.

공정위는 기존에 자진신고 감면을 받거나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뒤 5년 이내 다시 담합한 경우에만 과징금 감면을 제한하던 제도를 5년이 지난 뒤 10년 이내 다시 담합한 경우까지 확대하고 과징금 감경 혜택도 절반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예정처는 이번 제도 개편이 반복 담합을 억제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기존에 담합으로 제재를 받거나 자진신고 감면을 받은 지 5년 이상 지난 사업자의 자진신고 유인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담합에 다시 참여한 기업은 자진신고보다 적발을 피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내부신고 문화 정착과 조사역량 강화 등 보완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