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선반영에 이란전쟁 악화 영향
美선 긍정평가…액면분할 기대 남아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권(ADR)이 나스닥 상장 첫날 12% 넘게 오르며 미국 투자자의 높은 수요를 확인했지만, 13일 국내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와 최대주주 SK스퀘어가 급락했다. 반도체주 전반에 매도세가 번진 가운데서도 두 종목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미국에서 확인된 매수세가 국내 본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양 시장의 주가 흐름이 엇갈렸다. ▶관련기사 2면
13일 오전 10시 56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0.5% 내린 196만원을 기록, 200만 닉스가 깨졌다.
ADR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 된데다, 주말 사이 악화된 미·이란 전쟁 상황에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반도체주 전반이 장초반 약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 역시 3.51% 내린 27만5000원에 거래됐다. 실제로 같은 시각 코스피 역시 5.35% 떨어져 7000선까지 밀렸다. 장중 한때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 되기도 했다.
국내 본주의 약세 흐름과 달리 앞서 미국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ADR을 향한 강한 수요가 확인됐다. ADR은 지난 10일 공모가 149달러보다 12.76% 오른 168.01달러에 첫 거래를 마쳤다. 17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으며, 이번 공모를 통해 약 265억달러를 조달했다.
해외 기관들은 ADR 상장이 미국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마이크론과 비교해 낮은 평가를 받아온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좁힐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시장에 직접 접근하기 어려웠던 투자자도 미국 거래시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선두 업체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샘 콘래드 주피터자산운용 아시아주식 인컴 투자매니저는 로이터에 “ADR이 국내 주식보다 프리미엄을 형성할 수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마이크론보다 낮은 PER을 적용받는 한국 상장 SK하이닉스 주식의 재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적어도 마이크론과 동등한 밸류에이션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거론된 ‘액면분할’ 가능성이 향후 주가 접근성 확대와 상승흐름에 기여할 지도 주목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액면분할과 관련해 주주들의 요청이 있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액면분할이 추진되면 200만원을 웃도는 주가를 더 작은 단위로 나눌 수 있어 개인투자자의 진입 부담을 낮추고 거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이날 공개된 실적 전망에서는 SK하이닉스 단기 실적 눈높이는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0조9060억원, 60조4220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추정치보다 7.6% 낮고 약 65조원인 시장 전망치도 7%가량 밑도는 수준이다.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8.8%, 11.4% 낮췄다. 김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