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노봉법 따라 메가 프로젝트도 교섭대상” 주장

“노란봉투법으로 근로조건 영향 미치는 사업상 결정도 교섭 대상”
“메가 프로젝트야 말로 대표적 경우…노조와 대화 위에서 추진돼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가 삼성전자가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 일환으로 광주 반도체 팹 2기 신설 등을 포함해 국내에 약 265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내용을 두고 “(삼성전자) 경영진도 부담스러워한다고 사측이 밝힌 바 있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란봉투법에 따라 내년도 교섭에 ‘메가 프로젝트’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13일 초기업노조는 ‘메가프로젝트에 대해 정부에 다시 한번 요청드립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노사정 협의가 필요하다고도 정부에 재차 요청했다.

초기업 노조는 메가프로젝트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업 노조는 “조합이 주말 간 조합원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환배치와 근로조건, 처우 등을 고려할 때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 또한 두 차례에 걸친 조합과의 미팅에서 ‘경영진이 부담스러워한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며 “일할 사람도, 투자할 회사도 확신하지 못하는 계획이라면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영현 대표이사조차 공개석상에서 ‘원전 확대 및 전력 구매계약을 적극 추진하고, 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며 현재의 전력 계획에 대한 우려를 직접 밝힌 바 있다”며 “대표이사가 공개적으로 보완을 요청해야 하는 계획이라면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교섭에 ‘메가 프로젝트’ 사안을 다루겠다고 밝혔다. 초기업 노조는 “정부·여당이 입법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에 따라, 조합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 또한 교섭 대상이 됐다”며 “수만 명 근무지의 처우가 걸린 이번 프로젝트야말로 그 대표적인 경우다. 이 과제 역시 조합과의 대화 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했다. 투자와 같은 경영 판단도 근로자의 근무 조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노조와의 논의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정부에는 두 가지를 요청했다. 초기업 노조는 “한쪽에서는 주 4.5일제를 추진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메가 프로젝트를 이유로 주52시간 상한을 해제하겠다고 한다”며 “반도체 산업에서 일하는 조합원과 노동자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노동정책에 대해 일관된 기준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어 “조합이 제안한 노사정 협의의 장에 응답해주고, 건설적인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급함보다는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대비해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반도체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