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최대우군 잃은 트럼프…대이란 강경론 힘 빠질까

이란공격 설득한 ‘최측근’ 그레이엄 상원 별세
트럼프 “정말 끔찍한 상실” 외교노선 변화 촉각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공화당 내 대표적인 외교·안보 강경파였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71·사진 오른쪽)이 사망하면서 미국의 대이란 정책과 중동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그레이엄 의원을 “워싱턴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미국 개입주의 외교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유럽·이스라엘 동맹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공화당 외교 노선을 잇는 보기 드문 정치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12일(현지시간) 향년 71세로 사망했다. 의원실은 “짧고 갑작스러운 질병 끝에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2003년부터 20년 넘게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대표하며 공화당의 대표적인 매파로 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NBC, CNN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레이엄 의원의 사망에 대해 “정말 끔찍한 상실”이라며 그를 “위대하고 타고난 정치인”, “강경하고 단호하지만, 누구와도 잘 지낸 사람” 등으로 표현했다. 독일 주둔 미군 장교 출신인 그는 생전 미국의 적극적인 해외 개입과 군사력 사용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확대를 앞장서 요구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대서양 동맹을 적극 옹호했다. 별세 하루 전에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우군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국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 핵시설 공격과 추가 제재를 공개적으로 촉구했고, 백악관 참모들에게 연일 전화를 걸어 공습 확대를 요구해 미국 언론으로부터 ‘미친 삼촌(Crazy Uncle)’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외교가에서는 그의 공백이 공화당 내 강경파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휴전 유지 및 협상을 병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당내에서는 해외 군사 개입에 대한 피로감과 고립주의 성향이 확산하고 있다. 서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