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광주와 동시다발 투자 프로젝트 가시화
美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로 추가 투자 압박
TSMC도 美 생산…엔비디아 삼각동맹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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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나스닥 상장에 이어 대미(對美) 추가 투자를 언급하면서 현지 두 번째 공장 신설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조성 중인 첨단 패키징 공장에 이어 전공정에 해당하는 메모리 생산시설까지 구축할 경우 완벽한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미 한국에서 용인·광주·청주를 아우르는 11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미국에서도 추가 투자에 나설 경우 양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투자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셈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고객사들이 즐비한 미국 본토에서 공급망 강화는 물론 최근 다시 고조된 미국 행정부의 투자 압박을 달랠 수 있는 수단인 만큼 향후 구체적인 투자 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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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조성 중인 첨단 패키징 공장 조감도. [SK하이닉스 제공] |
13일 외신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기념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시설 외에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력·용수·인력·공급망 등 여건이 갖춰질 경우 메모리 생산공장 건설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4000억원)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메모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웨스트라피엣 공장은 SK하이닉스의 첫 미국 생산시설이자 ‘미국에 들어와서 생산하라’며 압박하는 미국 행정부에 대응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주목 받았다.
최 회장의 공언대로 첨단 패키징 공장을 넘어 메모리 생산시설을 추가로 구축할 경우 SK하이닉스의 대미 투자 규모는 수백 조원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이번 나스닥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모두 한국 생산시설 구축에 쓰이는 만큼 향후 미국 추가 투자에 나설 경우 재원 조달 방안이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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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나스닥 ADR 거래를 개시한 10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SK하이닉스의 ADR 거래 개시 기념 브랜드 캠페인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
최 회장의 발언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의 뉴욕 팹 콘크리트 타설 행사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언급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사업을 구축해야 할 최적의 장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경제 모델은 지금이야말로 미국에 투자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한국에서 미국보다 더 큰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러트닉 장관은 이미 올 1월에도 마이크론의 뉴욕 팹 착공식에서 외국산 메모리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언으로 파장을 몰고 왔다. 미국 내 메모리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을 경우 한국산 메모리에 고강도 관세를 때리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보다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기타 운영비 등이 비싸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지을 경우 투자 수익성도 그만큼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러트닉 장관이 자국 기업인 마이크론의 현지 투자를 지렛대로 삼아 매번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메모리 관세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대미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무라증권은 연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놓은 기존 대미 투자로는 메모리 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2030~2035년 미국 현지 생산능력 확대와 설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양사가 매년 약 30조원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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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대미 추가 투자는 ‘메이드 인 USA’를 강조하는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대응하는 성격도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 고객사 관리 및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도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미국 매출은 34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65%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HBM은 대만 TSMC 파운드리 공장으로 보내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결합하는 패키징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완성된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에 공급된다.
TSMC가 애리조나 공장을 통해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추가 투자에 나설 경우 현지에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삼각동맹’의 위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GTC 2025’ 기조연설에서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공장을 직접 소개하며 ‘미국 제조업의 귀환’을 역설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게 가장 먼저 요청한 것은 ‘제조업을 되찾는 것’이었다. 우리는 다시 미국에서 제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SK하이닉스의 HBM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점을 강조하며 TSMC 애리조나 공장과 더불어 반도체 분야에서 ‘아메리카 퍼스트’ 위상이 강해질 것이란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