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시 오픈 우승 김주형 “결과 좋든 나쁘든 계속 나아가야”

“함께 힘든 시간 견딘 이들 떠올라 눈물”
“프로 10년차 내 골프 여정 이제 막 시작”
16일 개막 디오픈 대비 “목요일 새 준비”


김주형이 13일 PGA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PGA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김주형이 무관으로 보낸 33개월 인고의 세월을 성숙한 자세로 되돌아봤다.

김주형은 13일(한국시간) 시상식 후 진행된 우승자 기자회견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 꽤 오래돼서 얼마나 무거운지 잊고 있었다”며 농담하는 여유도 보였다. 하지만 우승 확정 후 어떤 감정으로 눈물을 보였느냐는 질문에 “지금 이렇게 미디어 인터뷰와 사진 촬영 일정이 없었다면 아마 방에 들어가서 몇 시간은 울었을 것 같다“며 그간 마음 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김주형은 이날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베릭의 르네상스 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치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6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년 9개월만에 PGA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하며 우승 상금 120만 파운드(약 24억원)를 받았다.

그는 “그동안 아주 오랫동안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그냥 갑자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던 시절이 떠오르곤 했다. 그럴 땐 정말 힘들었다. 골프는 앞으로도 계속 잘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스포츠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스포츠라는 것을 배웠다“고 슬럼프 시기를 회상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은 몇 년 전보다 이 순간을 더 깊이 감사하게 느끼고 있다. 가족들과 내 곁을 지켜준 사람들, 함께 힘든 시간을 견디고 함께 기뻐해 준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김주형과 인연이 깊다. 2022년 이 대회에서 3위에 오르면서 디오픈 출전까지 이어졌고, 이듬해 디오픈에서 준우승을 하며 PGA투어 직행 티켓까지 따냈다.

그는 “모든 것이 여기서 시작됐다. 이상하게도 이 대회는 항상 다시 돌아오고 싶었다”며 “오늘 마침내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고, 이런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정말 특별하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인내심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하며 정신 자세를 강조했다. 골프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인내심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아무리 잘해도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예상보다 잘될 수도 있다.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은 성숙함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는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와 같은 링크스 스타일 코스를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완벽한 드라이버 샷을 쳤는데도 이상한 바운스를 맞고 벙커에 들어갈 수 있다. 또 벙커가 턱에 걸릴 수도 있고 깊은 곳에 빠질 수도 있다. 운의 영향이 크다”며 “그래서 결과가 좋든 나쁘든 받아들이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링크스 골프가 바로 그런 게임”이라고 비유했다.

김주형이 13일 PGA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4라운드에서 12번 홀 샷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PGA투어 진출 후 빠르게 우승하며 성공을 거뒀지만, 슬럼프도 빠르고 길게 찾아온 데 대해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는 “처음 우승했을 때는 내가 해온 모든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똑같이 10시간씩 연습해도 어떤 선수는 우승할 수 있고, 어떤 선수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이런 순간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더 잘 이해하게 됐다. 단순히 ‘내가 우승했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인내를 배우면서 조바심과 초조함을 버렸다. 그는 “지금은 24세이고, 투어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프로가 된 지도 거의 10년이 됐다. 여러 면에서 나이가 들고 성숙해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내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TGL에서 타이거 우즈팀에 속하게 되며 두터운 친분을 쌓은 김주형은 이번 우승 후 가장 먼저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람도 우즈라고 밝혔다. 그는 “타이거가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많이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시야에 둘 것은 오는16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디오픈이다. 김주형도 승리 기쁨은 짧게 즐기고 바로 전투모드에 들어간다. 그는 “오늘 밤은 충분히 즐길 것이다. 최대한 잘 쉬고, 목요일부터는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