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복붙 공시’ 개선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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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급성장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거짓·과장광고를 투자자 보호 측면의 엄중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자산운용업계에 ‘특단의 자정 노력’을 주문했다.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서도 형식적인 ‘복사·붙여넣기’식 공시를 개선하고, 주주권 행사를 뒷받침할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협회장과 20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ETF 시장질서와 자산운용사의 수탁자책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투자자가 ETF를 직접 선택하는 과정에서 운용사 광고에 주로 의존하므로, 운용사의 거짓·과장광고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며 “과장광고 등 시장질서 저해행위에 대한 특단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2022년 78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97조1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507조4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운용사 간 점유율 경쟁도 광고와 신상품 출시 경쟁도 심화됐다. 비슷한 지수나 테마를 추종하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운용사들이 수익률과 분배금 등 상품의 장점을 앞세워 투자자 유치에 나서면서, 광고 내용의 정확성과 상품 차별화 여부가 시장질서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 원장은 운용사들이 광고 제작과 자체 심의 과정에서 정확한 투자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TF 운용 과정에서는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와 함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율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사모펀드의 의결권 행사율은 2024년 79.6%에서 지난해 91.6%, 올해 91.8%로 높아졌다. 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도 같은 기간 5.2%에서 6.8%, 8.2%로 상승했다.
그러나 공시 내용은 여전히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른 사례가 적지 않았다. 올해 점검 대상 285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121개사(42.4%)는 절반 이상의 의결권 행사 사유를 ‘주주총회 영향 미미’, ‘주주권 침해 없음’ 등 형식적인 문구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펀드 의결권 행사 및 공시는 운용사가 투자자의 대리인으로서 피투자회사의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 및 이행 결과를 보고하는 중요한 창구”라며 “투자자와 실질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의결권 행사 정책 및 공시 체계를 내실 있게 정비해 달라”고 말했다.
전담조직과 수탁자책임위원회, 성과평가지표(KPI) 등 주주권 행사 관련 내부통제 체계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관련 조직과 보상체계를 갖춘 운용사가 실제 주주 활동에도 더 적극적이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특히 국내 연기금이 위탁운용사를 평가할 때 수탁자책임 활동에 대한 평가 비중을 확대할 예정인 만큼, 운용사 CEO가 관련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직접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오는 7~8월 공·사모운용사의 의결권 행사와 공시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점검 기준과 미흡·모범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올해 주주권 행사 체계 점검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VIP자산운용이 모범사례로 선정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은 지난해에 이어 양호 평가를 받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은 뚜렷한 개선을 이룬 회사로 평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