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유용원 “광주 軍공항에 반도체 공장 속도전? 공군 현실 외면한 무책임한 탁상공론”

“KF-21 전력화 수용시설 공사로 이미 모든 기지 포화”
“T-50 시뮬레이터 등 시설 이전에만 최소 1년 반 소요”


유용원 의원실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방위원회)은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결정한 광주 군 공항과 관련 “공군 전력을 다른 기지로 분산하면 부지를 조기에 쓸 수 있다는 청와대의 구상이 우리 공군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탁상공론”이라고 13일 비판했다.

유 의원과 정치권에 따르면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광주기지의 훈련 소요를 다른 공군 기지로 소산하면 무안에 새 공항이 건설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토지를 수용할 필요없이 비행기를 다른 공항으로 소산하면 부지를 쓸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유 의원은 “정작 조기 분산배치가 가능한지 자세히 확인하지도 않은 채 성급하게 발표부터 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광주 군공항의 특수성과 관련 광주기지는 조종사를 양성하는 고등비행훈련 기지라는 특수성 고등비행훈련을 위한 학과 교육 시설 현실적으로 광주 기지에 배치돼 있는 수십대의 훈련기를 수용할 군 기지를 찾기 어려운 문제 등을 꼽았다.

먼저 이곳에는 조종사 양성을 위한 여러 대의 T-50 시뮬레이터와, 시뮬레이터를 정밀하게 가동하기 위한 항온항습 시설 등이 지난 10여년간 수백억원을 들여 구축돼 있다.

아울러 학과 교육 시설은 다른 비행단에는 없는 광주기지만의 시설이다. 유 의원은 “이러한 조종사 양성 인프라를 다른 기지로 옮기려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1년 반 이상의 기간과 수백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며 “비행기 몇 대를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조종사 양성 체계 전체를 옮겨야 하는 차원의 문제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현실적으로 광주 기지에 배치돼 있는 수십대의 훈련기를 수용할 군 기지를 찾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지금 우리 공군은 KF-21 전력화를 앞두고 여러 기지에서 수용시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가 이루어지는 기지의 비행대대는 이미 다른 기지로 옮겨가 있는 상태다.

유 의원은 “현재 우리 공군의 여러 비행기지들은 이미 타 기지의 전력을 나눠 받아 전투훈련과 현행작전을 소화하며 사실상 포화 상태에 놓여 있다. 때문에 현재 광주기지 분산 전력을 받아줄 여유가 있는 비행단이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1만여명에 달하는 광주 군공항 상주인원과 군 가족은 임시로 분산 기지로 이사했다가 다시 무안으로 이사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무안공항으로의 군공항 이전은 언제 착수되고 언제 완공될지 예상조차 어려운 상태로 군 가족들의 생활이나 군인 자녀들의 교육여건 문제도 고려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유 의원은 지적했다.

분산 배치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광주 군 공항 내에 이미 조성해 둔 탄약고 이전 예정부지에 반도체 팹 1기에서 2기를 먼저 착공하는 대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이마저도 물리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 유 의원은 “탄약고 이전 예정부지에 일부라도 먼저 착공한다는 구상은 전력의 분산 배치가 제한되는 경우, 즉 광주 비행장이 정상 가동되는 상태에서 공장 두어 개라도 먼저 짓자는 구상인데, 이는 비행안전 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약 3000억원을 투자해서 평탄화 작업이 끝난 탄약고 이전 예정 부지, 즉 빠르게 활용이 가능한 땅은 활주로에서 불과 수백m 거리의 초근접 위치에 있다. 이는 비행안전구역 상 제4구역에 해당되는데, 활주로를 포함하는 제1구역(폭 600m)의 끝에서부터 7m씩 이격 될 때마다 1m씩 고도를 높여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제1구역에서 불과 300~500m 이격된 땅에 반도체 팹 건설에 필수적인 수십m 높이의 타워크레인을 세우는 것 자체가 비행 안전상 불가능하다.

설사 반도체 공장이 완공되더라도 운영 또한 문제다. 반도체 공정은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도를 위해 진동을 극도로 억제해야 하는데, T-50 고등훈련기가 이·착륙할 때 발생하는 지반 진동은 반도체 공정이 허용하는 한계치를 현저히 초과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즉, 비행장이 운영되는 동안에는 그 옆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거나 가동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광주 군 공항은 유사시 미 항공전력이 전개되는 한미 공군 공동운영기지로, 부지 내 시설 이전과 송유관 등의 조정은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 즉 SOFA에 따른 협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주한 미 7공군은 “이미 광주기지에 중요한 군사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한·미 간 협의를 곧 개시한다고 지난 10일 서둘러 발표하였는데, 이러한 협의는 그 자체로 통상 수년이 소요된다. 대구기지의 경우에도 유사한 사항으로 협의 절차를 수년째 진행 중이지만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다.

유 의원은 “조종사 양성 시설을 옮기는 데만 최소 1년 반이 걸리고, 전투기를 받아줄 기지 확보는 KF-21 전력화 수용시설 공사가 마무리되어야 가능하다”며 “여기에 군인과 군 가족의 생활 문제, 한미 협의 문제까지 더해지는데, 정부는 이 모든 것을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분산 배치하면 빨리 땅을 쓸 수 있다는 입장부터 밝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지역발전과 국가 첨단산업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로 조성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시행이라는 정치적 목적에 집착해 안보와 직결된 공군기지를 성급하게 선택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성급하고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공군 조종사 교육훈련 차질 등 안보공백과 한미간 갈등 등이 초래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