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두고 미-이란 진실고방
트럼프 “호르무즈 열려 있어…이란 사정없이 폭격”
이란 “해협 재봉쇄”…중동 전역 美기지 겨냥 반격
최고지도자 고문 “호르무즈는 전략적 통로…반드시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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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해안 코르파칸 인근의 호르부즈 해협에 정박중인 화물선들의 모습.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한 이란에 대해 공습을 감행하자 이란도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하며 무력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의 최측근 인사가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수십 개의 원자폭탄보다 더 중요하다.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17일 양국이 60일 휴전을 조건으로 체결한 양해각서(MOU)가 파국 위기에 놓인 형국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군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5시(한국시간 13일 오전 6시)에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지나는 민간 선원과 상선을 공격하는 이란의 능력을 계속 약화시키기 위한 추가 공습을 개시했다”며 “군통수권자가 이란 병력에 책임을 지우기 위한 공습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한 것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총 네 번째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을 문제 삼아 이란을 공습해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이 민간 선박들에 열려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해협 재봉쇄 주장을 배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NBC 및 CNN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젯밤 그들(이란)을 매우 강하게 공격했다”, “호르무즈는 열려 있다. 어젯밤 그들을 사정없이 폭격했다”고 말했다.
이란도 중동 지역 미군 기지를 겨냥한 공격으로 맞섰다. 이란은 이날 요르단·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오만 등 인근 국가들을 겨냥한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의 계속된 이란 남부 공격에 대응해 이란 정규군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함께 요르단, 쿠웨이트, 바레인의 미군 시설을 공습했다”며 “이란군은 미군이 추가 행동을 하면 더 가혹한 보복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란 혁명수비대는 요르단의 프린스 하산 공군기지에 주둔한 미군의 지휘통제소와 MQ-9 드론 격납고를 탄도미사일로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쿠웨이트 주둔 미군 기지의 패트리엇 방공 포대 1개와 탄약고·레이더 시설을 드론으로 타격했으며, 바레인에 주둔한 미 해군 5함대 사령부의 통신 및 레이더 시설도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발표했다.
이란군은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와 이 기지 내 전투기 유지·보수 시설, 지휘통제실을 겨냥해서도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혁명수비대가 오만의 두큼항에 있는 미 항공모함 재급유 시설과 군수 보급시설도 강력하게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 모흐센 레자이는 전임 최고지도자이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부친인 알리 하메네이를 위한 추모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전략적 통로”라면서 “이는 수십 개의 원자폭탄보다 더 중요하며,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이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들을 잇따라 공격해 미국의 보복성 군사행동을 불러일으킨 데 이어 이날 오전 선박들의 ‘불법 항로 통항’을 이유로 해협 전면 봉쇄를 선언한 가운데서 나온 발언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출신인 레자이는 이슬람혁명 1년 전인 1978년 이란 남부에서 벌어진 미국 석유회사 경영진을 암살한 사건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등 초강경 인사로 평가된다.
레자이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습한 날 알리 하메네이가 폭사한 일을 가리켜 “이란 국민의 감정이 공격당했고, 그들이 우리 아버지를 죽였다”고 말했다. 이어 “복수는 혁명의 종말을 뜻하지 않으며, 오히려 혁명을 계속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며 “복수의 길 또한 추구하겠다, 쿠란은 적과 맞서 싸우고 침략자를 굴복시키라고 강조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