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상원 지키며 北·中·러·이란 등에 강경론 주도
백악관에 연일 이란 공격 주장해 ‘미친 삼촌’ 별명까지
북핵위기 때 군사 옵션 주장…별세 직전 키이우서 젤렌스키 면담
‘개인정보 유출’ 쿠팡 대한 韓 정부 제재에 美 기업 차별 주장 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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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화당 내 대표적인 강경 매파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1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UPI[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공화당 내 대표적인 강경파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이 향년 71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레이엄 의원 사무실은 12일(현지시간) “그레이엄 의원이 지난 11일 저녁 짧고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숨졌다”고 알리는 성명을 냈다. 다수의 미 언론에 따르면 응급구조 당국은 전날인 11일 오후 8시30분께 그레이엄 의원의 자택에서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구급대원들은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한 뒤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1955년생으로, 1994년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2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후 20년 넘게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대표해 왔다.
그레이엄 의원은 미국의 주요 국가안보 현안에서 강경한 입장인 공화당 내 대표적인 ‘매파’였다. 그는 하원의원 시절부터 이란을 고립시키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상원 입성 후에도 이란에 대한 제재와 군사적 대응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가 감행한 이란 전쟁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이스라엘의 입장을 대변하다시피 하면서 이란 공습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참모들에게 수시로 전화해 이란 공습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의 모습에 미국 언론이 그에게 ‘미친 삼촌’이란 별명을 붙였을 정도다.
그레이엄 의원은 북한이나 러시아, 중국 등에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강력하게 지지하기도 했다. 2022년 전쟁이 시작된 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10차례나 방문했고, 별세하기 직전에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면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백악관과 러우전쟁 종식을 위한 추가 제재와 관련한 초당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2017년 북한의 핵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을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군사 옵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충돌이 발생할 경우 “전쟁은 한반도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한 것이다.
같은 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이후에는 주한미군 가족들이 한국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18년 북미 정상회담 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정권의 종말’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쿠팡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와 국회의 제재 움직임을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 주장하는 입장에 동조하면서, 중국에 맞선 한미 공조를 위해 한국 정부가 쿠팡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의 사망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이자 의회 내 우군을 한 명 잃게 됐다. 그레이엄 의원은 2016년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경쟁 관계였지만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해 온 인사였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해 온 일명 ‘유권자 ID법’으로 불리는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 등에서도 트럼프를 강력히 옹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그레이엄 의원 지원 유세에 나서 “그는 오랫동안 내 곁에 있었다”며 “경선이 끝난 뒤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 상원의 어떤 누구보다도 나를 도와줬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레이엄 의원 별세 후 트루스소셜에 “내가 지금까지 알았던 사람들과 상원의원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인물 중 한 명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언제나 일하고 있었고 진정한 미국의 애국자였다. 린지가 정말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란 전쟁 국면에서 그레이엄 의원을 든든한 ‘후원자’로 뒀던 이스라엘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위대한 친구 중 한 명을 잃었다. 미국은 위대한 애국자를 잃었고, 나는 사랑하는 친구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6년 임기의 상원의원 5선에 도전하려던 계획이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 강세 지역이어서 그의 5선 달성도 무난하리라 예상됐다. 그의 사망으로 공화당의 상원 의석은 52석으로 줄게 된다. 기존 상원 구도는 공화당 53석, 민주당과 무소속을 합친 야당 47석이었는데, 그 격차가 더 좁아진 것이다.
다만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법에 따라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가 후임자를 임명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공화당 의석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