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후 카타르가 선물한 6000억원 에어포스원 가져가려는 트럼프…정말 가능할까? [1일1트]

트럼프 이름 딴 대통령도서관에 에어포스원 전시 구상에도
민주·공화 반발, 차기 대통령 사용 여부 등으로 도서관 전시 불투명
도서관 내부로 옮기는 작업도 난항 예상

카타르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증한 보잉 747-8i 모델의 신형 에어포스원(전용기).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약 4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새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를 퇴임 후 자신의 이름을 딴 대통령 도서관에 전시하고 싶다는 구상을 드러내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은 정치적·행정적 장애물이 적지 않아 전용기가 대통령기념도서관에 실제 전시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가 제공한 보잉 747-8i 전용기를 향후 대통령 도서관 핵심 전시물로 활용하려는 계획은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카타르가 미국에 고위급 인사 이동용으로 기증한 보잉 747-8 기종의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에서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공공시설과 정부 프로그램 등에 적극 반영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에어포스원을 기념도서관의 상징으로 만들려는 구상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이름 새긴 대통령 도서관에 전시 구상…“디자인·색상 모두 내 취향”


카타르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증한 보잉 747-8i 모델의 신형 에어포스원(전용기). [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 에어포스원을 마이애미 도심에 건립 중인 대통령 도서관에 전시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도서관에 퇴역한 에어포스원이 전시된 전례를 따르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인 지난 2017년 보잉사에 발주한 차세대 에어포스원 2대는 2028년 중반에 납품될 예정이다. 이후 차세대 에어포스원이 투입된다면 카타르가 제공한 에어포스원의 역할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통령 도서관 전시품으로 사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카타르 정부는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을 순방할 때 에어포스원으로 쓸 수 있는 보잉 747 점보 기종 항공기를 선물했다. 당시 항공기 가격이 4억달러에 달해 미국 대통령이 이같은 고가의 선물을 받아도 되는지 논란이 일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받지 않으면 멍청한 것”이라며 이 같은 논란에 개의치 않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합동기지 대형 격납고에 세워져 있던 새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를 공개했다.

보잉 747 점보 기종의 새로운 에어포스원은 차분한 느낌의 하늘색이던 기존의 에어포스원과 달리 남색과 붉은색, 금색, 흰색으로 선명하게 도색됐다. 대통령이 탑승하는 문 쪽에 대통령 문장이, 동체 뒤쪽에는 성조기가 큼직하게 새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기가 기존 에어포스원의 두배라면서 디자인과 색상이 본인의 취향에 잘 맞는다”면서 “아무도 이전에 본 적 없는 호화로운 수준으로 이 항공기가 ‘상공의 백악관’(flying White House)으로 변모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런던이나 독일이나 어디에서든 공항에 착륙할 때 누구도 이 항공기를 능가할 수 없다”면서 “이것이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공화서 반발…도서관 내 운반작업도 험로


카타르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증한 보잉 747-8i 모델의 신형 에어포스원(전용기)이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


하지만 실제로 에어포스원을 대통령 도서관에 전시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이후의 차기 대통령들이 에어포스원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남아 있고,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에서도 카타르 정부로부터 받은 전용기를 트럼프 개인의 기념시설로 넘기는 것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도심 한복판의 고층 건물 안에 길이 약 76m에 달하는 초대형 전용기를 설치해야 하는 물리적인 문제도 있다.

조 코트니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난달 24일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수정안을 통해 카타르 전용기를 특정 개인이나 기관에 넘기는 것을 금지하도록 추진했다. 민주당이 올해 11월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하원이나 상원 다수당을 탈환할 경우 전용기 이전 자체를 막는 입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공군은 카타르가 제공한 보잉 747-8 항공기에 보안시스템과 군 통신장비 등을 장착하는데 4억달러(약 6000억원)를 투입했다.

미 공군·우주군협회 산하 미첼항공우주연구소의 더그 버키 소장은 “군용 항공기는 더 이상 군사적 필요가 없을 때 퇴역시키는 것이 원칙”이라며 “우선적으로 군에서 계속 사용할 필요가 없는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