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재 사망 승인 7명…야간배송·클렌징 제도 등 구조적 위험 여전
최소보수제·근로자추정제 등 제도 개선 논의는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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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등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택배기사들의 산업재해가 최근 5년 사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속 배송과 장시간 노동, 배송 실적에 따른 계약 해지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현장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업 산재 승인 건수는 1516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561건과 비교하면 약 2.7배 늘어난 규모다. 올해도 5월까지 이미 692건이 산재로 인정돼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승인된 산재 가운데 사고 재해는 1341건으로 전체의 88.5%를 차지했다. 이어 질병 103건(6.8%), 출퇴근 재해 72건(4.7%) 순이었다.
질병성 산재 가운데서는 근골격계 질환이 87건으로 가장 많았고, 뇌심혈관계 질환도 13건이 인정됐다. 반복적인 상·하차 작업과 무거운 물품 운반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 장시간·고강도 노동에 따른 과로성 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산재 사망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산재 사망으로 인정된 택배노동자는 7명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10명, 2022년 11명, 2023년 11명, 2024년 9명, 지난해에는 14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주 7일 배송 등 서비스 경쟁이 노동 강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특히 야간·심야 배송 물량이 늘어나면서 사고 위험과 과로 부담도 함께 커졌다는 지적이다.
배송 실적이나 프레시백 회수율 등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계약 기간 중에도 배송구역을 회수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이른바 ‘클렌징 제도’ 역시 기사들을 무리한 배송으로 내모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제도 개선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택배 사회적 대화에서는 야간 배송 노동시간을 주 46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배송업체와의 이견으로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최소보수제’ 도입 논의도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일터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 역시 국회 입법 과정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위상 의원은 “지난해 택배업 산재 사망자가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기존 대책이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정부가 규제 중심 접근을 넘어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