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니·무라카미…‘억’ 소리 나는 현대미술 경매에

서울옥션, 호크니·허스트 등 104점 출품
케이옥션, 다카시·유영국 등 87점 경매


데이비드 호크니 ‘Focus Moving’. [서울옥션 제공]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데이비드 호크니, 무라카미 다카시 등 현대미술 거장들의 고가 작품들이 이달 경매 시장에 나온다.

서울옥션은 오는 21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CONTEMPORARY ART SALE’을 개최한다. 이번 경매에는 총 104점이 출품되며, 낮은 추정가 총액은 약 64억7900만원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작품은 지난달 별세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포토그래픽 드로잉 작품 ‘Focus Moving’(2018)이다. 2m가 넘는 화면에 전통적인 역원근법과 다중시점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사각형 프레임의 한계를 깨고자 하단 모서리가 잘린 육각형 화면을 채택해 시야를 양옆으로 확장했다. 화면 속 트롤리 위에 놓인 입체적인 숫자들이 벽면 도면과 다층적으로 연결되며 ‘움직이는 초점(Focus Moving)’과 ‘초점을 움직이는 행위(Moving Focus)’라는 텍스트 변형을 통해 관람객에게 호크니 특유의 시각적 유희를 선사한다. 작품 추정가는 별도문의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역대 최다 관람객을 동원한 데이미언 허스트의 ‘스팟(Spots)’과 ‘더 큐어(The Cure)’ 시리즈의 에디션 세트, 영국 조각 거장 앤서니 카로의 철조 작품, 아니쉬 카푸어의 종이 과슈 작업, 줄리안 오피의 ‘워킹’ 시리즈 LCD 등도 출품된다.

이 밖에 우고 론디노네의 ‘Achtundzwanzigsteraprilzweitausendundeinundzwanzig’(이하 추정가 1억5000만~3억원), 요시토모 나라의 ‘Untitled’(8700만~2억원)와 장 미셸 오토니엘, 쿠사마 야요이 등 국내외 컬렉터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해외 작가들의 작품이 경매에 부쳐진다.

한국 근대 회화도 소개된다. ‘조선의 천재’로 불린 서양화 1세대 이인성(9000만~1억5000만원) 1930년대 작 ‘풍경’은 기와집과 한복 차림의 인물, 일제강점기 벌목으로 황량해진 수목을 묘사한 목판 유화다. 이인성의 유화 작품은 경매 시장에 좀처럼 등장하지 않아 희소성이 높다.

정규의 ‘오두막’(8000만~1억5000만원)은 농가의 정경을 소박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목가적인 평온함 속에서도 생동감 있는 조형성을 보여준다. 작가와 인연이 깊었던 고(故)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구장품이자, 김용원 전 대우그룹 회장의 소장품이다.

김환기의 ‘무제’(1억7000만~3억2000만원), 정상화의 ‘무제 85-6-16’(5억~7억5000만원)를 비롯해 이우환, 박서보, 김창열, 이배 등 한국 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출품된다. 이강소의 대형 회화 ‘Becoming-08064’(1억2000만~2억5000만원)도 만날 수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 ‘A Blue Sky! Like We Could Go On Forever!’. [케이옥션 제공]


케이옥션은 오는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7월 경매를 개최한다. 이번 경매에는 총 87점, 추정가 약 65억원 규모의 작품이 출품된다.

최고가 작품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2019년작 ‘A Blue Sky! Like We Could Go On Forever!’이다. 무라카미의 ‘슈퍼플랫(Superflat)’ 미학과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 도라에몽이 결합된 작품이다. 맑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도라에몽과 친구들이 위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유년의 상상력을 환기시키고, 화면 하단의 스마일 플라워는 작가 특유의 시각 언어를 보여준다. 추정가는 7억2000만~11억원이다.

한국 근현대 미술 작품으로는 유영국의 1991년작 ‘산’이 추정가 3억7000만~8억원에 출품된다. 자연의 형태를 색면과 구조로 압축한 작가의 독자적 조형 언어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김환기의 작품으로는 1970년작 ‘8-1-70’(7000만~1억5000만원)과 신문지에 유채로 그린 1968년작 ‘30-I-68 II’(5500만~1억5000만원)이 나온다. 박서보의 ‘묘법 No. 950508-H’은 5500만~1억8000만원에, 김창열의 ‘회귀’ 연작 3점은 3800만~7500만원대에 각각 경매에 오른다.

숯이라는 한국적 물성을 회화의 언어로 끌어올린 이배의 작품은 2016년작 ‘불로부터 A22’(3억8000만~4억8000만원), ‘불로부터-R2’(1억8000만~2억5000만원), ‘붓질-f’(1억8000만~2억5000만원), ‘붓질-SK15’(9500만~1억5000만원) 등 4점이 나온다.

시대를 앞서간 여성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된다. 독보적인 색채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천경자의 채색화 ‘여인’(5000만~1억2000만원)과 멕시코 오와하까의 풍물을 그린 ‘오와하까’(5000만~8000만원)이 경매에 오른다.

한국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파리에 진출한 이성자의 1959년작 ‘지평선이 향기를 뿜으면’(3800만~1억6000만원), 강렬한 색채의 추상표현주의로 1970년대 한국 화단에 파문을 일으킨 최욱경의 (700만~2000만원)도 출품된다.

유명 작가와 명품 브랜드의 협업 작품도 이번 경매에서 시선을 끄는 부분이다. 쿠사마 야요이와 루이비통의 협업으로 탄생한 ‘Classic Monogram & Multicolor Dots Pyramid Set of Four Bisten with Brass Hardware’ 트렁크 세트가 7300만~1억원에, 무라카미 다카시와 루이비통이 협업한 ‘Cherry Blossom Capucines BB Pink Taurillon Leather Gold Hardware’가 1000만~2500만원에 출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