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입 콜라 없나요?”…유리병 사라지고 페트병·캔 등 1회용 포장재만[세종백블]

재사용 가능한 유리용기 대신 PET병·캔 등 1회용 포장재로 대체
빈용기 회수율 99% 수준에도 출고량 자체 줄어 포장재 시장 비중은 줄어
EU·독일, 재사용 가능한 음료포장재 비중 최소 70% 수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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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최근 국내 음료용기 시장에서는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용기가 PET병·캔 등 1회용 포장재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빈용기보증금제도는 99% 수준의 높은 회수율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회수의 전제가 되는 유리병 제품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

12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재사용 유리병은 왜 1회용 용기로 대체되고 있는가?: 빈용기보증금제도 한계와 음료용기 재사용 확대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유리병 제품 출고량은 2003년 56억1900만 병에서 2025년 37억4200만 병으로 약 33.4% 감소했다.

회수율은 출고량 대비 회수 비율로 산정되므로, 분모인 출고량이 줄어들면 회수율은 상승할 수 있다. 즉 빈용기보증금제도는 출고된 용기를 효과적으로 회수하는 데에는 성공하고 있지만,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 제품의 시장 자체가 잠식되는 흐름은 회수율 지표 뒤에 가려져 왔다.

반면 시장별 1회용 포장재로의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소주 시장에서는 유리병 제품 비율이 2018년 82.9%에서 2022년 77.0%로 감소하고 PET 소주는 16.1%에서 22.2%로 증가했다. 맥주 시장에서는 유리병 제품 비율이 같은 기간 39.8%에서 28.1%로 감소했지만, 캔 비중은 36.7%에서 46.3%로 증가했다. 청량음료 시장에서는 2022년 기준 PET병 비중이 44.8%에 이른다.

공동반환주병 체계도 약화하고 있다. 공동반환주병은 둘 이상의 주류 제조사가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협약한 표준 규격의 빈용기를 이른다.

녹색 소주병이 대표적으로, 소주업계가 2009년 자율협약을 통해 운영해 온 360㎖ 녹색 공동반환주병의 비중은 2018년 99%에서 2025년 약 79%로 20%포인트 하락했고, 비공동반환주병은 1%에서 21%로 확대됐다.

표준화 기반이 약화하면서 국내 재사용 유리용기의 평균 재사용 횟수는 약 8~14회 수준에 머물러 독일의 40~50회와 비교할 때 환경적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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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는 재사용 우선 원칙을 법령에 직접 명시하고 있다.

EU는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PPWR)’(2025년 2월 발효, 2026년 8월 일반 적용)을 통해 음료 부문에서 2030년 재사용 포장재 10%, 2040년 40%의 의무 목표를 회원국에 부과하고 있다.

독일은 ‘포장재법(VerpackG)’ 제1조에 음료포장재 재사용 비중 70%를 법정 목표로 명시하고, 보증금 차등(1회용 0.25유로/재사용 0.08~0.15유로), 소매점 의무 진열, 연방환경청의 정기 통계 산정 등 다층적 정책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재사용 우선 원칙의 명문화 ▷재사용 비중 목표관리제의 법정화 표준용기 지정의 강화 1회용 포장재 전환 영향평가의 도입 반환 인프라의 다층화 등 입법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보고서 저자인 김경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빈용기보증금제도의 본래 목적은 재사용이며, 회수율이 높다는 외형적 성과 뒤에서 진행되는 재사용 용기 시장의 잠식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현행 빈용기보증금제도가 플라스틱병을 더 잘 재활용하는 제도에 그쳐서는 안 되며,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용기가 PET병·캔 등 일회용 포장재로 대체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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