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한 채보다 10억 세 채가 세금 더 낸다?…보유세 개편, ‘초고가 기준’ 손질 수면 위

23일 부동산 대토론회서 보유세 개편 논의
초고가 1주택 기준·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관심
주택 수 대신 가액 중심 과세 전환 여부 주목


서울 서초우체국에서 관계자가 종부세 고지서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세제개편안을 앞두고 보유세 개편 방향을 놓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택 수를 기준으로 세 부담을 차등하는 현행 방식 대신 주택 가격을 중심으로 과세 체계를 손질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초고가 1주택' 기준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 직접 주재하는 부동산 대토론회에서도 보유세 개편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대통령은 실거주 1주택과 비거주·다주택 보유세 차등, 보유세 강화 여부, 초고가 주택 기준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주택 수와 가격 중 무엇을 과세 기준으로 삼을지, 세 부담을 어디까지 조정할지가 이번 개편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연합]


현재 종합부동산세는 개인별 공시가격 합산액에서 기본공제(1주택 12억원·다주택 9억원)를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60%)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산출한다. 이후 세율과 각종 세액공제 등을 반영해 최종 세액이 결정된다.

문제는 현행 제도에서는 고가 주택 한 채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경우 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30억원짜리 주택 1채보다 10억원짜리 주택 3채를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종부세를 내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주택 수보다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세 부담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세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가 1주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지 않으면 수요가 초고가 주택으로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는 극히 일부인 만큼 과세 강화의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1세대 1주택 세액공제 제도도 손질 대상으로 거론된다. 현행 제도는 고령·장기보유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8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공제금액에도 별도 상한이 없다. 이에 따라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공제 혜택도 커져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과도한 혜택이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실거주 여부를 공제 기준에 추가하는 방안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적지 않다. 직장이나 교육 등의 이유로 실제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비거주자로 분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수는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다. 공시가격 30억~40억원 등 일정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기준선 인근에서 세 부담이 급격히 달라지는 이른바 '문턱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물가나 집값 상승률과 연동해 기준을 조정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여부도 관심사다. 이 비율은 2018년 80%에서 2021년 95%까지 높아졌지만, 2022년 이후 60%로 낮아진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정부가 이 비율을 손보면 종부세 부담도 함께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보유세뿐 아니라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전반의 개편 방향을 담을 예정이다. 다만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를 한꺼번에 시행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는 23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는 과세 기준과 세율은 물론 정책 시행 시기와 조합까지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