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잘못된 정보 확산…“태닝은 언제나 DNA 손상” 전문가 경고
![]() |
| 태닝샵[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피부암? 나중에 생각할래요.”
건강과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은 미국 Z세대가 오히려 태닝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피부과 의사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태닝을 미화하는 콘텐츠와 잘못된 건강 정보가 확산하면서 피부암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건강을 중시하는 Z세대 사이에서 태닝이 다시 유행하고 있지만 피부암 위험에 대한 경각심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유타주에 사는 19세 마카이 월리스는 지난해 틱톡에 태닝 기계 안에서 찍은 영상을 올리며 “암사자는 ‘피부암’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적었다. 해당 영상은 7만회 넘게 조회되며 화제를 모았다.
피부과 전문의 브룩 제피 박사는 이에 대해 “태닝 기계는 석면이나 플루토늄처럼 발암물질과 같은 범주에 속한다”며 “35세 이전 태닝 기계 사용은 흑색종 위험을 75% 높인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런 경고는 Z세대에게 좀처럼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피부과학회(AAD)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9세 Z세대 가운데 평생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을 걱정한다고 답한 비율은 25%에 그쳤다. 전체 성인의 39%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반면 Z세대의 20%는 피부암 예방보다 태닝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평균은 14%였다.
![]() |
| [연합] |
SNS에서는 스스로를 ‘탠플루언서(Tanfluencer)’라고 부르는 이용자들이 태닝을 더 잘하는 방법이나 태닝 자국을 자랑하는 영상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건강 정보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틱톡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도 암을 유발한다”, “기본 태닝을 해두면 피부암 위험이 줄어든다”, “씨앗기름을 끊으면 햇볕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주장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강조한다.
피부과 전문의 닐람 칸 박사는 “젊은 세대는 술과 담배를 줄이고 운동과 수면, 수분 섭취에는 신경을 쓰면서도 태닝만큼은 예외로 여기는 것 같다”며 “태닝 자체가 더 이상 멋진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길 바랐지만 현실은 반대”라고 말했다.
피부암은 미국에서 가장 흔한 암이지만 예방도 가장 쉬운 암 가운데 하나다.
미국 피부암재단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1명은 70세 이전 피부암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으며, 심한 일광화상을 다섯 차례 이상 입으면 흑색종 위험은 두 배로 높아진다.
뉴욕의 피부과 전문의 마리사 가르식 박사는 “과거에는 햇볕의 위험성을 잘 몰랐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피부를 보호할 방법을 충분히 알고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SNS의 영향력을 우려한다.
일리노이주의 청소년 심리치료사 린지 플레밍은 “십대들은 또래와 인플루언서가 태닝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면 위험보다 유행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며 “장기적인 결과는 보이지 않고 당장의 외모만 강조되기 때문에 위험 인식이 왜곡된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의 피부과 전문 간호사 앤 프리시우스는 “젊은 환자들은 피부 관리법은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정작 피부를 가장 손상시키는 태닝 기계는 거리낌 없이 이용한다”며 “태닝은 언제나 피부 DNA를 손상시킨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암학회, 미국피부과학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강한 햇빛 노출을 피하고 SPF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며 보호복과 모자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월리스는 여전히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NYT에 “햇볕은 몸에 좋다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내가 틀렸다는 걸 알게 될 수도 있지만 지금은 피부암이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