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고통” vs “사적 대화까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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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전사적으로 연봉이 동결된 회사에서 유일하게 연봉이 오른 직원이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인상 사실을 언급했다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신고됐다는 사연이 알려지며 직장 내 괴롭힘의 판단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직장인 커뮤니티 리멤버에는 '연봉 자랑도 직장 내 괴롭힘이라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회사 경영 사정으로 대부분 직원의 연봉이 동결됐지만 자신이 속한 팀은 목표 매출을 초과 달성해 팀원들만 연봉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알았기 때문에 밤샘과 주말 근무까지 하며 일한 결과였다"며 "다른 직원들이 모두 연봉이 동결된 만큼 이를 굳이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지냈다"고 밝혔다.
문제는 며칠 뒤 팀원들과 사적으로 나눈 대화에서 비롯됐다.
A씨는 "주식 이야기를 하다가 '연봉이 올라 여유 자금이 생겨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고 말했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자랑한 것이 아니라 함께 고생한 팀원들과 식당에서 나눈 사적인 대화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인사팀으로부터 면담 요청을 받았고, 자신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신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신고 내용에는 "전사적으로 연봉이 동결돼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용 공간에서 연봉 인상 사실을 이야기해 박탈감을 줬고, 동결된 직원들 앞에서 자랑해 정신적 고통을 줬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인사팀에서도 징계 사안은 아니며 앞으로 조심해 달라는 수준으로 정리됐지만 매우 당황스러웠다"며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조롱한 것도 아닌데 이런 일로 신고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사연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는 "사적인 대화까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연봉처럼 민감한 이야기는 조직 분위기를 고려했어야 한다", "의도가 없었더라도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만큼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인정 여부는 행위의 반복성, 우월적 지위, 업무 관련성,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