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반입·소부장 공급망 등 영업비밀
경쟁관계 놓인 양사 기술보안 통제 등이 관건
“팹4기 어떻게 배치할지 신중히 설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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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지난 7일 광주 군공항 인근 공군 탄약고 부지를 점검하고 있다.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광주 군공항을 선정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광주 군공항 부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새로운 호남권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선정된 가운데 경쟁 관계에 있는 두 기업이 하나의 부지에 동반 입주하는 것을 두고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갈수록 반도체 산업의 첨단공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 보안 등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 광주 산업단지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팹(fab) 공간 배치를 사전에 치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광주 군공항 부지는 탄약고 등 주변 시설을 포함해 약 820만m²(약 250만평) 규모로 평가된다. 심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기에 각각 400억원씩 총 8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 4기(삼성 2기·SK 2기)를 구축하기로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부지 250만평에 양사가 모두 입주할 수 있는지 묻자 “당연히 두 회사가 다 들어간다는 전제로 말씀드린다”며 “부지 면적도 두 회사가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수준보다 더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 부지가 이미 평탄화 작업이 완료돼 부지 공사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X를 비롯한 도로, 공항, 항만과 연계한 물류 접근성도 우수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투톱인 양사가 하나의 산단에 동반 입주한 전례가 없어 향후 공간 배치를 어떻게 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상묵 한국광기술원 본부장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하나의 단지 안에 삼성과 SK 팹이 동시에 들어오는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각 회사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몇 대 갖고 있는 지가 영업비밀이고, (팹에서) 박스가 들어오고 나가는데 두 회사의 팹을 같은 공간 안에 둔다는 게 사실 의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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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
그동안 삼성전자는 기흥·화성·평택을, SK하이닉스는 이천·청주를 생산거점으로 두고 경쟁해왔다. 양사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나란히 새로운 팹을 조성하지만 엄밀히 보면 광주 산단처럼 ‘한지붕 아래’ 개념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국가산업단지, SK하이닉스는 일반산업단지로 성격부터 다르다. 삼성전자는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남사읍 일대 727만㎡(약 220만평)에 6개의 팹을 지을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처인구 원삼면 415만m²(약 126만평) 규모의 부지에 4개의 팹을 조성한다. 거리는 서로 약 25㎞ 떨여져 있다.
양사의 용인 클러스터 부지를 합친 규모는 총 1142m²(약 345만평)에 달한다. 반면, 광주 군공항 부지는 용인 클러스터의 72% 수준에 불과하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지붕’ 아래 동거하는 첫 사례인 데다 각 회사의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들의 입주까지 고려한다면 효율적 공간 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상묵 본부장은 “250만평 군공항 부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팹 배치를 어떻게 할 지, 소부장 공급망을 어떻게 배치를 할 지 초기에 먼저 치밀하게 설계한 뒤 시작해야 다음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