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매장에 페이페이 심는다
소프트뱅크 ‘편의점 경제권’ 승부수
세븐일레븐 2만2000곳 기반 생태계 확대
소프트뱅크·페이페이 각각 1000억엔 출자 검토
미쓰이 스미토모 카드 합류 땐 최대 3000억엔
통신·결제·AI 묶은 편의점 경제권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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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역에 있는 세븐일레븐 매장. 박연수 기자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가 편의점 ‘세븐일레븐’ 지주사인 세븐&아이홀딩스에 수조원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촘촘히 깔린 편의점 점포망을 통신·결제·포인트 서비스와 연결해 자체 경제권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와 간편결제 자회사 페이페이는 세븐&아이홀딩스에 각각 1000억엔, 한화 약 9300억원을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쓰이 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 계열의 미쓰이 스미토모 카드도 투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 3개사가 모두 참여할 경우 전체 투자 규모는 최대 3000억엔, 약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가 세븐&아이홀딩스에 관심을 두는 배경에는 세븐일레븐의 오프라인 접점이 있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전역에 2만20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는 이 매장을 통신 가입자 확보, 금융 서비스 확대, 페이페이 포인트 사용처 확장에 활용할 수 있다.
편의점은 단순 소매점이 아니라 생활 인프라에 가깝다. 소비자들이 매일 드나드는 점포에서 결제와 포인트, 통신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묶으면 고객을 자사 생태계 안에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가 세븐일레븐 점포망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AI 협력도 투자 논의의 한 축이다.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 기술을 세븐일레븐 운영에 접목해 재고 관리, 발주, 고객 분석, 매장 업무 효율화를 추진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입장에서도 인력 부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AI와 로봇을 활용한 운영 자동화는 현실적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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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정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최근 일본 유통업계에서는 고령화와 구인난으로 야간 운영, 물류, 점포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무인 계산대, 로봇 배송, AI 발주 시스템 등 자동화 기술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세븐&아이홀딩스에는 안정적인 주주를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 세븐&아이홀딩스는 2024년 캐나다 유통업체 알리멘타시옹 쿠슈타르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이후 독자 생존을 모색해왔다. 자회사인 ‘세븐일레븐 Inc’의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이다.
쿠슈타르는 지난해 세븐&아이홀딩스 인수 제안을 철회했다. 다만 글로벌 편의점 시장에서 세븐일레븐의 가치가 부각된 만큼, 세븐&아이홀딩스로서는 경영권 안정과 성장 투자 재원 확보가 모두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통신사와 편의점의 결합은 이미 일본 시장에서 한 차례 본격화됐다. 일본 대형 통신사 KDDI는 2024년 약 5000억엔을 투입해 편의점 로손 주식을 공개 매수했다. 이후 로손 지분 50%를 확보했고, 나머지 지분을 가진 미쓰비시상사와 공동 경영 체제를 꾸렸다.
KDDI는 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로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등 통신과 편의점, 포인트 서비스를 묶는 전략을 펴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세븐&아이홀딩스 투자를 검토하는 것도 이런 경쟁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투자 논의는 일본 편의점 산업이 단순 유통업을 넘어 통신·금융·AI 플랫폼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븐일레븐의 점포망에 소프트뱅크의 통신·결제·AI 기술이 결합할 경우 일본 내 ‘편의점 경제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