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용호성 전 차관의 예명…셰익스피어 소재
“AI 음악 창작으로 새 커리어…생태계 변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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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행사 홈페이지 갈무리]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Montreux Jazz Festival)은 매년 7월 스위스 레만호 호숫가에 있는 낭만적인 도시 몽트뢰에서 열리는 유명 음악 축제 중 하나다. 초기 전통 재즈에서 시작한 이 축제는 록·팝·블루스·일렉트로닉 등 장르를 확장하며 매년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60회를 맞는 올해 축제에선 더욱 짜릿한 모험을 시도하는데, 바로 AI(인공지능) 재즈 경연대회 ‘AI 러브 재즈’(AI Love Jazz)를 처음으로 개최한 것이다. AI 툴을 이용한 창작 재즈 음악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진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첫 AI 재즈 경연대회 우승자는 누구일까.
지난 10일(현지 시간) ‘AI 러브 재즈’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더 그랜드 피날레 갈라’(The Grand Finale Gala)에서 경연의 최종 우승작으로 ‘프로즌 엣지’(Frozen Edge)가 선정됐다. ‘프로즌 엣지’는 닥터 드래곤(Dr. Dragon)이 셰익스피어의 소네트(14행의 정형시) 154편 전편을 재즈 형식의 노래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닥터 드래곤은 사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차관까지 지낸 용호성(59) 씨다. 그는 1991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1993년 문화체육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 입직한 후 제1차관까지 지내는 등 30년 이상 공직 생활을 해왔다. 공직에 있으면서도 드럼을 연주하고, 음악 평론가로 등단하는 등 ‘음악 마니아’로서 끼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8월 퇴임한 이후 SM엔터테인먼트 교육 기관 SM 유니버스에서 AI 작곡 과정을 이수하고 곡 작업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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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시절의 용호성 씨(59). [문화체육관광부] |
그는 ‘닥터 드래곤’이라는 예명으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14행의 정형시) 154편 전편을 노래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 왔다. 소네트를 소재로 가사를 직접 쓴 뒤 음악 생성 AI 수노(Suno)에 음악 콘셉트와 가사를 명령어(프롬프트)로 입력하고, 음악 프로그램 DAW(Digital Audio Workstation)로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덕분에 결과물은 재즈뿐만 아니라 힙합, K-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용 전 차관은 이번 경연에 총 세 곡을 출품했는데, 이 중 ‘프로즌 엣지’가 준결승과 ‘톱5’를 거쳐 최종 우승작으로 선정됐다. 주최 측은 부상으로 골드디스크를 제작해 증정했다.
‘프로즌 엣지’는 이별이 남긴 공허함을 차가운 겨울에 빗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97번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다. 어깨가 들썩이는 흥겨운 재즈 선율이 귀를 사로잡으면서도 곡명처럼 서늘한 분위기가 감돌아 여름에 잘 어울린다. 작곡뿐만 아니라 가창도 AI가 했다.
용 전 차관은 ‘셰익스피어 소네트 프로젝트 : 다이버스(DiVerse)’라는 이름으로 154곡 전곡을 완성해 장르별로 연작 앨범을 내는 것이 목표다.
용 전 차관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I라는 도구를 활용해 음악 창작의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이번 경연대회가 AI가 본격적으로 음악 창작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