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조 벌었다는데…국민연금 떠나는 브레인들

공식 용역 “운용성과 연동 성과급 도입해야”
운용직 성과급의 4분의 1 수준…잦은 인력 이탈에 전문성 약화 우려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에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208조원이 넘는 운용수익을 거두며 세계 투자전문 매체 평가에서 역대 최다인 7관에 오르는 성과를 냈지만, 장기 투자전략과 자산배분, 위험관리 등을 담당하는 기금정책분석실 연구인력에 대한 성과보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족한 성과보상 탓에 조직을 떠나는 연구인력이 적지 않은 만큼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금운용본부와 유사한 구조로 성과급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1일 국민연금연구원의 용역보고서 ‘기금정책분석실 성과보상체계 개선방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정책분석실에는 박사급 10명, 석사급 4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5년 이상 근속자는 3명(2024년 3월 기준)에 불과하다. 평균 근속기간도 4년 4개월 수준에 그친다.

이들 연구원들이 5년도 채 일하지 않고 조직을 떠나는 이유는 박한 ‘대우’ 탓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직 기본급은 기금운용직의 약 1.2~1.5배 낮은 수준이며, 성과급 차이는 더 크다. 2021년 기준 연구직 평균 성과급은 1751만원인 반면 기금운용직은 7073만원으로 약 4배에 달했다.

박한 보수에 비해 기금정책분석실의 역할은 적지 않다. 중기자산배분, 목표 초과수익률 설정, 기금운용 성과평가, 위험관리, 투자정책 연구 등을 수행하며 국민연금의 장기 운용성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구원의 이해관계를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과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장기 운용성과에 기반한 성과급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남 연구위원은 기금정책분석실의 성과급 체계를 일반 연구직과 분리해 기금운용본부와 유사한 구조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우선 국민연금의 5년 누적 운용성과와 위험조정수익률(샤프지수)을 반영한 목표성과급을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조직성과급과 장기재직 성과급까지 확대하는 방안이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 운용성과를 평가 기준으로 삼아 연구인력의 이해관계를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 제고와 일치시키자는 취지다.

이런 제안은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6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금운용본부 일반직이 직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고, 이후 일반직도 운용성과급을 받도록 제도가 개선됐다. 남 연구위원은 기금정책분석실 역시 기금운용 성과평가와 성과급 지급률 산정에 참여하는 만큼 동일한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해외 주요 연기금도 전략 리서치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일본 GPIF와 미국 CalPERS, 캐나다 CPPIB 등은 투자전략과 자산배분을 담당하는 전문 연구조직을 운영하며 장기 투자역량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 역시 올해 4월 말 기준 운용수익 208조6000억원, 수익률 14.18%를 기록하며 세계 투자전문 매체 평가에서 역대 최다인 7관왕에 올랐다.

이 덕분에 기금 고갈시점도 크게 늦춰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공개한 ‘기금운용실적 개선에 따른 국민연금 재정 수정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의 적립금 증가 등 반영에 따라 재정수지 적자 전환 시점은 2년, 기금 소진 시점은 4년 연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적자 전환 시점을 2050년, 기금 소진 시점은 2069년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