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줄여라” 이젠 틀린 말이라고? [식탐]

저지방식보다 지중해식 심장질환 예방↑
美 식이 지침 “지방의 양보다 ‘질’ 중요”
‘불포화지방·천연식품’ 지방 섭취 강조


건강한 불포화지방이 많은 식품들 [123RF]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지방 섭취를 줄여라.”

식단 관리에서 자주 듣던 말이지만,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지방은 악’ 또는 ‘무조건 지방은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방의 ‘질’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정부의 새로운 식이 지침과 더불어 최근 연구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

미국 임상영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최신호는 저지방 식단보다 전통 지중해 식단이 심장질환 위험을 더 낮춘다는 미국·유럽 공동 연구진의 논문을 소개했다.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를 가진 55~80세 성인 1만2197명의 식단을 연구한 결과, 심혈관 질환 위험도는 저지방 식단(35.9%)이 지중해식 식단(28.2%)보다 높았다.

지중해식은 올리브유, 생선, 견과류 등 ‘불포화지방산’ 식품을 골고루 먹는 식단이다. 단순히 지방을 줄이는 것보다 ‘건강한 지방’을 선택적으로 먹는 것이 심장 건강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심장학저널(Current Problems in Cardiology 2024)이 다룬 연구에서도 유사 효과가 나타났다. 1만54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지중해식은 심혈관 질환, 특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사망률이 대조군보다 낮았다.

영양학자들은 지방을 무엇으로 대체해야 할지 명확히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지방을 줄이는 것은 심장 건강에 도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지방에 관한 메시지는 지난 1월 발표된 미국의 새로운 식이 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 2025–2030)에서도 나타났다. 기존 “지방의 양을 줄여라”에서 “질을 구분해서 선택하라”로 이동해 시선을 끌었다.

이전 지침에서 지방은 총열량의 20~35%로 섭취량을 제한했다. 하지만 새 지침에서는 지방 섭취를 엄격히 줄이기보다, ‘자연식품’ 속 지방을 ‘적정 범위’에서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대신 식용유처럼 ‘가공된’ 기름 또는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트랜스지방은 줄이라는 방침이다. 단, 자연식품 속 기름이라도 포화지방은 ‘총열량의 10% 미만’이란 기존 규칙은 유지했다.

새 지침은 건강한 지방과 피해야 할 지방을 명확히 구분하라는 권고다. 포화지방인지 불포화지방인지, 자연식품인지 가공 과정을 거쳤는지 등의 기준을 통해서다.

미국 정부는 “건강한 지방은 올리브유·육류·아보카도·견과류 등 여러 식품에 존재한다”고 명시하며 “진짜 음식(real food) 속 양질의 지방을 선택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