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이자·청약 기회 살리며 투자 자금 마련 가능
주식 커뮤니티에도 “예담대 풀로 받는다”
연 4%대 낮지 않은 금리에 상환 리스크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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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은행권 요구불 예금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5만원권을 정리하는 모습. [뉴시스] |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요즘 재테크에 빠진 30대 직장인 이 모 씨. 최근 주식시장에 조정장이 찾아오면서 ‘매수 욕구’가 제대로 왔다. 이미 가용한 현금은 모두 주식에 넣은 상황. 돈이 더 나올 곳이 없나 알아보다, 예적금담보대출의 존재를 알았다. 예금 이자는 받으면서 대출 자금을 구할 수 있는 단비 같은 존재. 그 길로 자신의 예금 1000만원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최근 주식시장이 살아나자 신용대출을 활용한 ‘빚투’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예적금을 담보로 한 대출 잔액도 1년 새 약 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투자 자금은 필요하지만 예금 이자나 청약 기회는 유지하려는 이른바 ‘짠테크족’의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예·적금담보대출 역시 금리 상승기에 연 4% 안팎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만큼 무분별한 대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 등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예적금담보대출 잔액은 6조74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말 6조24억원 대비 7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예적금담보대출은 이름 그대로 자신의 예금이나 적금 계좌를 담보로 받는 대출 상품을 말한다. 은행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예적금 잔액의 최대 10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과는 다르게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대출 잔액 증가세는 지난해 말부터 뚜렷했다. 주식시장 상승세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6조3002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 6월 말에는 6조7138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5영업일 만에 272억원이 추가로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뿐 아니라 보유 중인 예·적금까지 담보로 활용해 투자 자금을 마련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일부 주식 커뮤니티에는 “예담대(예적금담보대출) 풀로 받아서 하이닉스 살 것”, “예담대 싹 긁어서 버텨야 한다” 등 예·적금담보대출을 활용한 투자 계획을 공유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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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더라도 갖고 있는 예적금 상품은 그대로 유지가 된다. 대출 실행 후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 만기가 되더라도 약정된 이자는 그대로 지급된다. 주식 투자 자금과 예적금 이자를 동시에 챙기는 일종의 ‘짠테크’ 수단인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자신의 청약통장을 담보로 맡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적금과 같이 청약통장을 담보로 맡기더라도 청약 자격은 유지된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예적금담보대출은 급전이나 생활자금 명목으로 받는데, 최근 주식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청약통장까지 담보로 맡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약정된 이자나 청약 기회를 살리면서 투자 자금을 마련할 수단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예외 대상이라는 점도 대출차주들의 부담을 낮춰주는 요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원금이 확실하게 보전되는 상품이어서다. 이른바 ‘영끌족’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대출인 셈이다.
다만 예적금담보대출이라고 하더라도 금리 수준이 낮은 건 아니다. 통상 자신이 받은 정기예금 금리에 연 1~1.25%포인트가량 가산된다.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평균 취급 금리는 연 2.85%~2.98%로 집계된다. 지난달 정기예금에 가입한 차주가 예적금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최대 연 4.23%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시장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만큼, 예적금담보대출 금리도 계속해서 상승할 전망이다.
예적금담보대출 역시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주택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은행들이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모아둔 예적금을 모두 날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권에서는 예적금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취급 기준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예적금담보대출은 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기타대출’로 분류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일 기준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잔액은 연간 허용 한도의 76.5%를 채운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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