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일·돌봄·안전 아우르는 서울형 통합 플랫폼 구축”
저출생 대응·여성 일자리·안전망 강화 집중
스마트우먼 프로젝트로 정책 실행력 제고
연구·사업·정책 잇는 여성가족 정책 허브


박정숙 대표이사는 “여성과 가족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돌보며,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 환경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정원 기자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박정숙)이 저출생 대응과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 돌봄 체계 강화, 시민 안전망 구축을 핵심 과제로 삼고 정책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재단은 여성과 가족의 삶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를 개별 정책이 아닌 통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며, 연구와 현장사업, 정책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임기의 절반을 보낸 박정숙 대표이사는 10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재단의 핵심 가치를 ‘시민의 삶 가까이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것’으로 설명했다. 정책이 제도와 계획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재단은 이러한 방향 아래 여성과 가족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돌보며,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 환경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 돌봄, 안전, 양성평등 문화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영역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돌봄이 지속될 수 있고, 돌봄 부담이 사회적으로 분담돼야 출산과 양육 역시 가능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스마트우먼 프로젝트, 획기적 정책 평가


재단은 현재 ‘스마트우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주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의 경력 전환과 일·생활 균형을 지원하는 ‘스마트 잡(Smart Job)’, 돌봄을 넘어 아동의 성장까지 지원하는 ‘스마트 케어(Smart Care)’, 여성과 가족의 안전한 일상을 뒷받침하는 ‘스마트 세이프티(Smart Safety)’, 기관 간 협력과 자원 연계를 강화하는 ‘스마트 거버넌스(Smart Governance)’가 대표적이다.

박 대표는 최근 여성·가족 정책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출생 문제는 단순한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과제로, 일자리와 주거, 돌봄, 일·생활 균형, 사회문화적 인식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 형태 역시 다양해지고 있으며 딥페이크와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등 새로운 위험요인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재단은 연구와 실행, 평가와 확산을 연결하는 전문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확인한 시민들의 요구를 정책 연구로 구체화하고, 이를 사업으로 실행한 뒤 성과를 다시 정책 개선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재단은 조직 개편을 통해 저출생 대응과 양성평등 가치 확산이라는 두 축을 보다 명확하게 설정했다. 저출생 분야에서는 출산과 양육, 여성 경제활동, 일·돌봄 균형, 아동 돌봄을 연계한 종합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양성평등 분야에서는 정책 개발과 폭력 예방, 피해자 지원, 시민 참여 사업을 연계해 양성평등 가치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저출생 대응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재단은 서울시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를 비롯해 자녀 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 난자동결 시술비 지원, 소상공인 출산·돌봄 지원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서울우먼업 프로젝트와 여성 경제활동 지원 사업, 우먼AI 교육 플랫폼 등을 통해 여성의 경력 유지와 재취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저출생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보고, 여성들이 경력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돌봄 분야에서는 서울시 어린이집과 우리동네키움센터, 서울형 키즈카페, 아이돌봄서비스 등 다양한 인프라를 통해 양질의 돌봄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단순 돌봄을 넘어 미래세대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 역시 주요 과제다. 재단은 서울우먼업 프로젝트와 서울 커리업 프로젝트를 통해 경력보유 여성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지원 대상을 50대까지 확대했다.

이와 함께 AI 전환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우먼AI 교육 플랫폼을 운영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AI 활용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여성들이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를 위해서는 경력단절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과 육아, 가족 돌봄 부담이 특정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에서는 여성의 경력 지속이 어렵기 때문에 재취업 지원뿐 아니라 기업문화 개선과 일·생활 균형 환경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재단은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와 양육친화 기업문화 조성 사업 등을 통해 기업과 함께 일·돌봄 균형 문화를 확산하는 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박 대표는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를 위해서는 경력단절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정원 기자


디지털 성범죄 지원 등 사회 안전망 구축


안전 분야에서는 스토킹과 교제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 복합적인 피해에 대한 대응 역량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박 대표는 최근 사회적으로 부각된 범죄 유형들이 서로 연결돼 피해를 증폭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특히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범죄가 계속 등장하고 있는 만큼 기존 법과 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해 피해자 지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현재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과 폭력 예방 교육, 피해 회복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신종 범죄에 대한 선제적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피해자 중심 지원체계를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앞으로 여성과 가족을 위한 ‘일·돌봄·안전 지원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여성과 가족이 겪는 문제를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돌봄, 안전, 주거, 지역사회가 연결된 하나의 생태계로 보고 통합적 정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우먼 프로젝트의 4대 영역을 중심으로 정책 성과를 확대하고, 기관 간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여성플라자와 서울가족플라자를 시민들이 정책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공간으로 활성화해 정책 실현의 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연구와 사업,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해 현장의 요구가 정책으로 이어지고, 정책의 성과가 다시 시민의 삶에 반영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박 대표는 재단이 시민의 삶 가까이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과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단편적인 문제가 아닌 삶 전반의 과제로 바라보고, 연구와 정책, 현장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앞으로 재단이 여성과 가족의 일·돌봄·안전을 아우르는 서울형 통합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민 누구나 필요할 때 도움을 받고, 다시 도전할 수 있으며,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정책의 가치는 결국 시민의 하루를 얼마나 더 나아지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며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일과 돌봄, 안전과 평등의 가치를 바탕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더욱 가까이에서 듣고, 여성과 가족이 존중받는 서울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