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KAI 협력해 전동화 기체 개발 속도
대한항공 교통관리 시스템 개발…美英 맞손
![]() |
| 현대엘리베이터의 수직주기형 버티포트 ‘H-PORT’ 조감도.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도심항공교통(UAM) 생태계 구축 작업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완성차와 항공사를 중심으로 기체 개발과 교통관리 시스템 개발에 본격화되고, 동시에 이착륙장(버티포트) 구축도 가시화하면서 상용화를 위한 기반이 하나둘 갖춰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르면 이달 말 충북 충주에 위치한 본사에 수직 격납 버티포트 ‘H-포트’를 준공할 예정이다. H-포트는 3층 규모의 건물 안에서 기체 이착륙은 물론 자동 주차 시스템을 활용한 격납고, 기체 충전 및 정비, 승객의 승하차 등을 통합 관제할 수 있는 UAM 허브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가 가진 수직·수평 이동 기술을 통해 넓은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도심 환경에서도 버티포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H-포트는 이착륙장, 정비공간, 탑승장 등을 적층 구조로 배치하고, 기체가 수직으로 오가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넓은 부지를 필요로 했던 기존 버티포트와 달리 밀집한 도심 내에서도 빌딩 형태로 구축 가능하다.
기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손잡고 오는 2034년까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상용화에 나선다. UAM은 도심에서 승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단거리 항공 교통 체계라면 AAM은 지역 간 이동까지 함께 포괄하는 개념이다. 양사는 화물 운송, 도서지역 응급환자 이송, 군 보급·정찰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
| 슈퍼널의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 콘셉트인 ‘S-A2’. [슈퍼널 홈페이지 갈무리] |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미래 항공 모빌리티 전문법인 슈퍼널과 KAI가 함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를 개발한다. 현대차·기아는 항공파워트레인사업부에서 개발 중인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 상용화를 위해 협력한다.
대한항공도 글로벌 eVTOL 선도기업인 미국 아처 에비에이션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는 아처의 유인 eVTOL ‘미드나잇’을 정부 사업에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모델로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해당 모델은 국방 분야에서 필요 물자를 신속하게 보급하거나 인력을 수송하는 임무에 우선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UAM 교통관리·운항통제 시스템도 자체 개발한 뒤 고도화하고 있다. 항공기 운용 노하우를 접목해 개발한 ‘어크로스(ACROSS)’는 지난해 수도권 도심 상공에서 실증을 진행해 운항 데이터를 확보하고 기술 신뢰성을 검증했다.
대한항공은 어크로스를 영국 스카이포츠가 개발한 버티포트 운용 시스템 ‘VAS’와도 결합해 승객의 탑승, 도착, 하기, 보안검색대 통과 등 버티포트 운영을 총괄하는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 |
| 대한항공이 UAM 기술을 전시한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의 부스 전경. [대한항공 제공] |
국내 주요 기업들이 UAM 인프라 및 기체 개발에 나서면서 상용화가 지연됐던 국내 UAM 산업도 다시금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했지만 기체 인증과 안전기준 마련, 인프라 구축 등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국내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25년에서 2028년으로 연기했다. 지난해 진행된 K-UAM 실증에서는 실제 UAM 기체 대신 헬기를 활용해 일부 시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도 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UAM 시장 규모는 2026년 60억2000만달러에서 2034년 175억30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조비 에비에이션, 아처 에비에이션, 이항, 볼로콥터, 릴리움 등 주요 기업들이 향후 수년 내 상업용 운항을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 항공경영학과·물류시스템학과 교수는 “한국과 비슷한 시점에 UAM 산업 육성에 나선 국가들이 최근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UAM 운영에 필요한 법규를 마련하고, 버티허브와 버티포트 등 기본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