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李대통령 “적정 보유세 등 쟁점 사전공지”

김용범 “부동산 정책, 정부 판단만으로 완성 안돼”
14~16일엔 국토교통부·금융위·재정경제부 개최
7말 8초 발표 예정인 세제 개편안에 반영할 방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호·문혜현 기자] 청와대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전문가들의 분석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체감하는 현장의 목소리까지 직접 듣겠다는 취지다.

10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해 그동안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함께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몽골 방문 중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내용을 공유하면서 “부동산에 대한 적정한 보유세, 실주거용 1주택과 비주거용 또는 다주택에 차이를 둘 지, 어느 정도 차이가 적정한지, 초고가 실거주 주택은 별도 처리할지, 추가 부담할 초고가주택은 얼마로 할지, 보유세와 거래세의 관계, 보유세수의 용도 등 주요 쟁점들을 미리 공지하면 국민적 토론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또 “여러분도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을 내보시기 바란다”면서 “관련 부처와 청와대 참모진에 주요 쟁점들을 뽑아 사전 공지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토론회 참석 국민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김 실장은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한 국민들의 의견도 폭넓게 듣겠다”며 “온라인 의견수렴 창구를 시간과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접수된 의견은 충분히 검토해 토론회 논의와 정책 검토 과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4~16일에는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가 각각 공급, 금융, 세제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열어 전문가와 일반 국민들 의견을 들을 방침이다.

정부는 특정 결론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이 대통령이 다양한 의견을 직접 경청해 정책에 실제 반영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정부는 부동산 정책이 정부의 판단만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 여건은 계속 변하고 있고, 국민이 체감하는 어려움도 다양하다”며 “정부가 미처 살피지 못한 현장의 목소리도 있을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전문가가 함께 해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선 “주거는 국민의 삶과 가장 직결된 문제다. 집값과 전월세, 대출과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과 불안은 많은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이라면서 “정부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국민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정책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이라는 정부 원칙도 강조했다. 김 실장은 “공급 계획은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동탄·기흥·구리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과 같이 일부 지역의 과열 우려에 대해서는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공급 확대뿐 아니라 세제와 금융 규제, 재건축·재개발, 전세 시장, 실수요자 보호 방안 등 부동산 정책 전반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하는 가운데 ‘7말8초’를 세제개편안 데드라인으로 정한 만큼 만큼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개편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김 실장은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시한이 있다. 늦어도 7말8초”라며 “보유세와 거래세 등 세제 전반에 대해 연구용역과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통령이나 정부가 밝힌 (부동산에 대한)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것 같단 걱정도 있다. 다양한 의견을 열어놓고 듣겠다”면서도 “정부가 공론의 장에서 인기투표 하듯이 정책을 결정할 순 없다. 정부가 가진 주거안정이나 세제·과세 공평성 등 여러 공익적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맘카페에 제일 정보가 많다고 하더라. 주거도 교육도 중요하니까, 그 한 영역에서만 놀랄만큼 많은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두루 들어보는게 정책을 형성하는데 도움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부와 결이 다른 부동산 정책을 염두에 둔 발언도 있었다. 김 실장은 서울시와의 협조를 묻는 질문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상시협의하고 있다. 서울시의 지방정부로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도 “이번 토론회는 중앙정부 정책사항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와서 건의하는 것은 환영하겠지만 공동으로 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앞서 6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부동산 가격이 또 심상치 않다면서 절박하게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실장은 젊은세대가 선호하는 장기 임대 공급, LH의 매입 임대 확대, 전월세 대책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