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보호·조사 공정성·제도 악용 방지 등 집중 논의
군산 방사선사 사망 등 잇단 사건에 제도 개선 요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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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 [고용노동부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4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하고 피해를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잇따르면서 노사정이 제도 전면 손질에 나섰다.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제도 악용 논란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대화가 본격 시작됐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10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중회의실에서 ‘노사관계 제도발전위원회’ 산하 ‘직장 내 괴롭힘 제도 개선 분과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제도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개선 과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은 최근 노동 현장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2021년 7774건에서 지난해 1만6373건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최근에는 전북 군산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20대 방사선사가 입사 한 달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고, 경찰이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정부도 제도 보완에 나섰다. 노동부는 지난 2일 개정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에 사용자가 가해자로 신고된 경우 해당 사용자를 조사에서 배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른바 ‘셀프 조사’를 막아 조사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 출범한 분과위원회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 시행 이후 현장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과 제도 운영상의 미비점을 폭넓게 검토하기 위해 구성됐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분과위원장을 맡았으며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 고용노동부·성평등가족부 정부위원, 공익위원 등 총 10명이 참여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각각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주요 쟁점을 공유하고 향후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앞으로는 피해자 보호의 실효성, 조사 절차의 독립성과 공정성, 제도 남용 방지, 조직문화 개선 등을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필요하면 전문가 의견 수렴과 해외 사례 검토, 현장 간담회도 병행한다.
박귀천 분과위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구제가 실효성 있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한편 최근에는 ‘직장 내 괴롭힘 제도로 인해 괴롭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장에서 다양한 쟁점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법과 제도로 접근해야 할 영역과 조직문화 및 인식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할 영역이 함께 있는 복합적인 과제”라며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사노위는 앞으로 노사정 논의를 바탕으로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과 현장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