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성 인정한 중노위 판정 뒤집어
경총 “사용자성 명확히…노동쟁의 대상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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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전경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대법원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의 핵심 근거가 됐던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을 뒤집으면서 보완 입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총은 10일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존중하고 산업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사용자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노동쟁의 대상도 인사·경영권 등 고도의 경영상 의사결정은 제외하도록 재조정하는 등 보완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전날(9일) CJ대한통운이 2020년 택배기사들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라고 본 2심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CJ대한통운과 택배 기사 사이에 근로 계약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CJ대한통운을 사용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총은 법원의 결정에 관해 “대법원은 단체교섭은 명시적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전제되어야 하므로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원청기업과 하청노조는 단체교섭의 상대방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전 사건에 대한 것이지만, 해당 사건의 중앙노동위 결정과 하급심 판결이 개정 노조법의 핵심 근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앙노동위 결정에 따라 개정 노조법에서도 단체교섭 의무 발생의 근거를 ‘실질적 지배력’으로 변경했다”며 “대법원이 단체교섭 의무의 근거가 ‘명시적 묵시적 근로계약’임을 재차 확인함에 따라 보완 입법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은 2020년 3월 택배기사들로 구성된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CJ대한통운이 이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택배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고 지노위는 CJ대한통운의 손을 들어줬지만, 중앙노동위는 재심에서 이를 뒤집어 부당노동행위가 맞는다고 판정했다.
당시 중앙노동위의 판단은 개정 노동법의 핵심 근거가 됐다. 2022년 6월 민노총 소속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의 파업과 맞물려 불법 파업에 대한 노조의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한편, 하청 근로자도 원청을 상대로 교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함께 제기됐다.
그러나 올해 대법원은 HD현대중공업 사건에서 개정 노조법 시행 전 발생한 사안에 대해선 단체교섭과 관련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이 1986년 원청의 사용자성에 관해 ‘근로자를 지휘·감독하면서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잣대로 제시한 판례를 유지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어 CJ대한통운 사건에서도 같은 법리를 적용해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원고(CJ대한통운)와 집배점 택배기사 사이에 명시적·묵시적인 근로계약 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집배점 택배기사들과 사이에서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