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공청회서 “강제노동 12.5% 관세 부당”

무역법 301조 근거 “불필요·부적절” 항변
별도 무역합의 도출 韓 “유리한 대우 필요”


한국 정부는 9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조사 결과, ‘강제 노동’ 문제를 들어 한국에 1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주미대사관 상무관실 이승헌 상무참사관은 이날 워싱턴DC의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서 열린 USTR 주최 공청회에 참석,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 참사관은 미국의 관세 조처가 한국의 강제노동 상품 수입과 관련한 구체적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참사관은 ‘K-ESG 가이드’ 개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다국적 기업 책임 경영 가이드라인’ 홍보 등 국내·외 규범을 통해 강제노동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지난해 양국 정상 회담 결과 도출된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에도 강제노동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협력할 의사를 확인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 참사관은 미국의 이번 조처가 적절하지도, 필요하지 않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부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이번 조사 대상 국가들에 일정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지난해 미국과 별도의 무역 합의를 도출한 한국은 더 유리한 조건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USTR 측은 한국의 강제노동 상품 수입 근절을 위한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질의했고, 구체적인 조처 및 계획과 관련한 시간표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USTR의 이번 301조 조사는 지난 2월 상호 관세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온 이후, 이를 대체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USTR은 이 조사를 근거로 지난 2일 60개 경제권에서 들어온 수입품에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강제노동 상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 도입이나 집행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12.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이번 공청회는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출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의견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번복되거나 수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청회에 앞서 정부와 한국무역협회는 의견서를 통해 “한국산 제품에 대한 12.5% 추가 관세는 근거가 부족하니 재고해야 하며,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면 10%로 낮춰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USTR은 강제 노동뿐 아니라 ‘구조적 과잉생산’과 관련해서도 301조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