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함평 신공장 1000억 추가 투자...프리미엄 시장 정조준

투자금 15% 증액 통해 설비 고도화
고인치·전기차 OE 타이어 정조준
함평·폴란드 신공장 증설 본격화
광주공장 부지 매각도 호재


금호타이어 함평 신공장이 들어설 전남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부지 전경. [함평군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금호타이어가 전남 함평 신공장 투자 규모를 1000억원 더 늘린다. 고인치 타이어와 프리미엄 신차용(OE)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생산설비를 추가 반영한 결정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8일 함평공장 신설 투자금액을 기존 6609억원에서 7608억원으로 정정 공시했다. 증액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15%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공장 완공 시점도 2028년 1월에서 3월로 두 달 늦춰졌다.

이번 투자 확대는 단순히 생산량 확대를 넘어 제품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함평공장을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자동화 설비와 친환경 생산 체계를 갖춘 프리미엄 타이어 생산기지로 조성해 고부가 제품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고인치 및 프리미엄 OE 제품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첨단 생산설비를 추가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함평공장의 생산능력은 당초 계획과 같은 연 530만본 규모로 유지된다.

금호타이어 고인치 타이어 매출 비중 추이


함평 신공장은 금호타이어가 전남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 짓는 차세대 생산 거점이다. 당초 광주공장 이전 대안으로 추진돼 왔지만, 지난해 광주공장 화재로 핵심 생산시설이 멈추면서 건설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2028년 1단계 공장을 완공한 후 2단계 증설도 추진해 연간 생산 능력을 1200만본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설비 투자를 통해 프리미엄 타이어 시장을 겨냥하는 것은 빠르게 외형을 키우고 있는 중국·인도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미 제품 포트폴리오도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매출 비중은 지난해 45.1%로 전년보다 3.1%포인트 상승했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16.3%에서 20.6%로 높아졌다.

고인치 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초고성능(UHP) 제품과 함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판매단가와 수익성이 높을 뿐 아니라 고속 주행 안정성, 제동력, 코너링 성능 등에서 높은 기술력이 요구돼 진입장벽도 비교적 높다.

특히, 전기차는 초기 가속이 빠르고 차체 하중이 무거워 타이어에 걸리는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지름이 큰 고인치 타이어를 통해 핸들링과 제동력, 코너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확대도 고인치 타이어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다.

금호타이어 전기차 타이어 매출 비중 추이


프리미엄 OE 제품 수요 증가도 같은 맥락이다. OE는 완성차 업체에 신차 출고용으로 공급되는 타이어를 뜻한다. 일반 교체용 타이어보다 완성차 업체의 품질 기준과 성능 요구가 까다로운 만큼, 고인치·전기차 타이어 중심의 생산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북미와 유럽 중심의 매출 확대도 신공장 투자 배경으로 꼽힌다. 금호타이어의 북미·유럽 합산 매출 비중은 2022년 52.1%에서 지난해 61.3%로 확대됐다. 수익성이 높은 지역의 판매 비중이 커지면서 고인치·프리미엄 제품 생산능력 확보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금호타이어는 유럽 현지 생산기지인 폴란드 오폴레주 신공장도 신설하고 있다. 폴란드 공장은 2028년 8월 가동을 목표로 하며, 1단계 생산 규모는 연 600만본이다. 지난해 광주공장 화재 이후 생산 차질을 줄이기 위해 곡성·베트남 공장 이관과 외주 생산 확대에 나선 가운데 국내외 증설 프로젝트가 동시에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실적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2분기 연결 기준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2821억원, 영업이익 1455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약 5.0% 늘지만, 영업이익은 약 16.9% 줄어드는 수준이다. 생산 차질에도 고인치 타이어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과 북미·유럽 판매 확대가 매출을 뒷받침하겠지만, 원재료비 상승과 관세 부담은 수익성 변수로 꼽힌다.

표1_국내 타이어 3사 고인치 타이어 매출 비중


광주공장 부지 매각 가능성도 호재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 부지로 낙점된 광주 군공항과 직선거리로 1.2㎞가량 떨어져 있다. 군공항 이전과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이 본격화되면 주변 토지 가치가 오르고, 그동안 공장 이전의 걸림돌로 꼽혔던 고도제한 문제도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함평공장과 폴란드공장 신설은 광주공장 화재 이후 생산 차질을 만회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라며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 OE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금호타이어의 제품 믹스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