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가구 짓는댔는데”…상암 서부면허시험장, 첨단산업 거점으로 [부동산360]

서울시, 16일 새 개발안 주민설명회
미래교통·DMC 연계 MICE 시설 검토
文 정부 공급 후보지, 주민 반대로 무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가 첨단산업 거점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 곳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심 주택공급 후보지로 거론됐던 곳이지만 주택공급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서울시는 새 개발 절차에 돌입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16일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지구단위계획안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열람공고와 주민설명회를 추진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체 부지 7만5111㎡ 가운데 기존 서부운전면허시험장 기능을 약 2만5900㎡ 규모로 축소·재배치하고, 나머지 5만㎡ 가량의 가용지는 첨단산업 및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지원 기능을 담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첨단산업 분야는 특정 업종을 확정한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미래교통 관련 연구시설이나 관련 산업 기능 등 미래형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DMC와 연계한 마이스(MICE) 기능 도입도 검토된다. 현재 DMC 일대에는 중규모 이상 국제회의나 전시·컨벤션 시설이 부족해 관련 수요가 잠실 코엑스나 경기 고양 킨텍스 등으로 빠져나가는 판단에서다. DMC 업무 기능을 지원할 수 있는 국제회의장이나 컨벤션 성격의 시설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부지는 2020년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8·4 대책에 포함됐던 곳이다. 당시 정부는 서울 노원구 태릉CC, 용산구 캠프킴, 서울지방조달청 부지 등 서울 도심 내 유휴부지 18곳과 함께 이곳을 주택공급 후보지로 제시했다. 상암DMC와 맞닿은 서울 서북권 핵심 입지라는 점에서 공급 효과가 큰 부지로 거론됐고, 당시 공급 규모는 약 3500가구로 정해졌다.

서울시도 한때 해당 부지를 주택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실행 중에 있었다. 대한항공 소유였던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부지 교환을 추진하고, 이후 LH가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구상이 거론됐다.

그러나 발표 직후부터 지역 내 교통·과밀 우려와 자족기능 훼손 논란이 불거지며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반대가 이어졌고, 서울시도 이를 수용하면서 주택공급 계획은 추진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이처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꼽혔던 부지가 다른 용도로 전환될 경우 정부가 대체 물량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4 대책 당시 서울 도심 주택공급 후보지로 언급됐던 주요 부지 중 실제 주택공급으로 이어진 사례는 SH공사가 추진한 마곡 미매각 부지 약 1200가구가 유일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공급대책에 포함됐다가 다른 용도로 바뀌는 사례가 반복되면 공급대책의 신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주택공급 대책은 발표보다 이후 추진 과정이 중요한만큼 대체 공급 방안과 추진 현황을 정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