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치료 인연’ 몽골 대통령…한-몽 의료 등 MOU 21건 체결

정상회담 계기…국제운전면허로 상대국 운전도 허용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과 공동언론 발표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울란바타르)=서영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몽골을 국빈방문한 것을 계기로 한-몽골 양국 정부는 인공지능(AI), 에너지전환, 유통·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위한 협정 및 양해각서(MOU) 21건을 체결했다.

이번 MOU는 단순한 교류 확대를 넘어 한국의 기술력과 산업 경쟁력을 몽골의 풍부한 자원과 성장 잠재력에 접목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가장 큰 비중은 경제협력 분야다. 양국은 유통물류 협력 MOU를 비롯해 식품·농업 협력, 농업과학기술 협력, 한국수출입은행과 몽골무역개발은행 간 협력, 한국은행과 몽골 중앙은행 간 교류협력 등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몽골 진출 기반을 확대하고, 몽골 원자재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해 선진 유통 시스템을 몽골에 진출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연결하는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지원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와 수출을 뒷받침할 금융 기반까지 함께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국은 디지털 협력과 과학기술 협력, 행정수도 건설 협력, 에너지전환 협력 MOU도 체결했다.

AI와 차세대 통신, 사이버보안, 디지털 전환은 물론 자원·기후·에너지 분야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세종시를 통해 축적한 행정수도 건설 경험도 몽골과 공유하기로 했다. 청정에너지와 전력망 현대화,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도 협력 대상에 포함돼 한국형 디지털·도시개발 모델의 해외 진출 기반을 넓히게 됐다.

보건의료 분야 협력도 대폭 확대됐다. 양국은 보건의료 및 의학 협력 MOU를 갱신하고, 몽골 제2국립암센터 건립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암 질환과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건강한 노화 등 협력 분야를 확대하는 한편, 한국형 의료시스템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암센터 건립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은 2012년 국회의원 사퇴 후 부인의 신병치료를 위해 한국에 거주한 기간이 있는데 당시 후렐수흐 대통령이 느꼈던 한국의 선진 의료 기술이 이번 MOU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후변화 분야에서는 산림협력이 핵심이다. 양국은 기후변화·사막화 및 황사 방지·산림재난 관리·산림복원 협력 MOU와 기후변화 대응 산림 부문 역량 강화 MOU를 체결했다.

몽골의 사막화와 황사 문제는 우리나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산림복원과 탄소감축, 산불 대응, 디지털 기반 산림관리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협력도 대폭 확대됐다. 양국은 문화교류 시행계획과 교육 협력, 고용허가제(EPS) MOU를 갱신하고 운전면허 상호 인정 협정도 체결했다.

또 이태준 기념공원 보존 협력과 수중문화유산, 고비사막 문화·자연유산 공동연구 MOU도 맺으며 역사·문화 분야 협력도 강화했다. 운전면허 상호 인정은 양국을 오가는 단기 방문객과 장기 체류자의 편의를 높이고, 교육과 고용 협력은 인적교류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