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승줄 묶였던 황하나, ‘벌금형’ 석방 결정…결국 ‘얼굴 감싼 채 눈물’

[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지인들에게 필로폰을 투약해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7)씨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동종 범죄로 실형을 복역한 전력이 있었지만 법원은 범행 경위와 투약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형 대신 벌금형을 선택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3단독 박준섭 부장판사는 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황씨에게 벌금 4000만원을 선고하고 2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실형을 살고 얼마 안 돼 재차 범행을 저질렀지만, 지인 부탁을 받아 투약해준 점, 필로폰 사용량이 비교적 소량인 점 등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범행의 중대성이 크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수사 개시 후 해외로 출국한 것은 수사 회피의 목적이라기보다 사회적 관심과 중압감으로부터 도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지인에게 투약해준 후 남은 필로폰을 자신에게 투약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이 끝난 뒤 법원이 석방을 지휘하자 황씨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황씨는 2023년 7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지인 2명에게 필로폰 투약을 권유하고 직접 주사기로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수사가 시작되자 황씨는 2023년 12월 태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여권이 무효 처리되고 적색수배가 내려진 사실을 알고도 귀국하지 않은 채 캄보디아로 밀입국해 체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수사에 전환점이 마련됐다. 경찰은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으로 향해 국적기 기내에서 황씨를 체포한 뒤 국내로 압송했다.

황씨는 이미 여러 차례 마약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2015년 마약 투약 혐의로 2019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후 집행유예 기간 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2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8개월이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동종 전과와 해외 도피 사실에도 불구하고 범행의 구체적인 경위와 규모, 범행 이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검찰이 항소할 경우 형량의 적정성에 대한 판단은 2심에서 다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