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합의 불발…노사 격차 690원 남기고 14일 재개

노동계 1만1220원(8.7%)·경영계 1만530원(2.0%) 제시
소상공인 대표 사용자위원 2명, 2% 인상안 반발하며 회의장 퇴장
심의촉진구간 제시 없이 폐회…14일 14차 전원회의서 최종 협상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와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오른쪽)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노사 협상이 9차 수정안까지 이어졌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노사 간 격차는 690원까지 좁혀졌지만 공익위원들은 이날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지 않았고,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14일 제14차 전원회의를 열어 심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노사 양측으로부터 9차 수정안을 제출받았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1만2000원)보다 780원을 낮춘 시급 1만1220원(전년 대비 8.7% 인상)을, 경영계는 최초안보다 210원을 올린 1만530원(2.0% 인상)을 각각 제시했다. 이에 따라 노사 간 격차는 직전 8차 수정안의 730원에서 690원으로 40원 더 좁혀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사용자위원인 이기재 위원과 금지선 위원이 공익위원들의 9차 수정안 제출 요구에 반발하며 회의장을 떠나는 일도 벌어졌다. 사용자위원이 전원회의 도중 퇴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에서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사용자위원인 이기재 위원과 금지선 위원이 전원회의에서 중도 퇴장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금지선 위원은 “2%를 넘는 최저임금 인상안에는 동의할 수 없어 퇴장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용훈 기자]


두 위원은 퇴장 후 취재진과 만나 “2% 이상 인상은 어렵다고 본다”며 “9차 수정안을 제출하면 2%를 넘는 인상안에 동의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회의장을 나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영계는 직전 8차 수정안에서 올해 최저임금(시급 1만320원)보다 1.9% 오른 시급 1만520원을 제시했지만, 9차 수정안에서는 2.0% 인상안을 제출했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한 뒤 수정안을 거듭 내며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고, 노사는 그 범위 안에서 추가 수정안을 제출한다. 이후에도 합의가 불발되면 표결을 통해 최종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다만 공익위원들은 이날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지 않은 채 회의를 마무리했다. 노사 간 자율 합의를 한 차례 더 시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14일 제14차 전원회의를 열어 심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