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2% 넘는 인상안에 반발…소상공인 대표 사용자위원 2명 퇴장

공익위원 9차 수정안 제출 요구에 퇴장…“2% 넘는 인상안 동의 못 해”
최저임금위 사용자위원 중도 퇴장 이례적…심의촉진구간 제시 여부 변수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에서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사용자위원인 이기재 위원과 금지선 위원이 전원회의에서 중도 퇴장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금지선 위원은 “2%를 넘는 최저임금 인상안에는 동의할 수 없어 퇴장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용훈 기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2명이 공익위원들의 9차 수정안 제출 요구에 반발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사용자위원이 중도 퇴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막판 협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에 9차 수정안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사용자위원인 이기재 위원과 금지선 위원은 수정안 제출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을 나왔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두 위원은 퇴장 후 취재진과 만나 “2% 이상 인상은 어렵다고 본다”며 “9차 수정안을 제출하면 2%를 넘는 인상안에 동의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회의장을 나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영계는 직전 8차 수정안에서 올해 최저임금(시급 1만320원)보다 1.9% 오른 시급 1만520원을 제시했다. 반면 노동계는 1만1250원(9.0% 인상)을 제안해 노사 간 격차는 730원까지 좁혀진 상태다.

이기재·금지선 위원은 공익위원들의 요구대로 9차 수정안을 제출할 경우 경영계 제시안이 2%를 웃도는 인상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더 이상 수정안 제출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한 뒤 수정안을 거듭 내며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고, 노사는 그 범위 안에서 다시 수정안을 제출한다. 이후에도 합의가 불발되면 표결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노사위원이 항의의 뜻으로 회의장을 떠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사용자위원이 추가 수정안 제출을 거부하며 심의 도중 퇴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용자위원 9명 가운데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두 위원이 퇴장하면서 이날 최저임금 심의는 남은 사용자위원 7명이 경영계 입장을 대변하는 가운데 계속됐다.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할지, 또는 노사가 자율 협상을 이어갈지가 최종 타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