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거리만 포장 됩니다”…드라이아이스도 동났다 [언박싱]

배스킨라빈스 매장서 ‘10분 이내’ 포장 제한
중동전쟁發 원유 공급 차질에 생산량 급감
“공급량 70% 그쳐” “PCM아이스팩 대체”
탄산음료에도 사용…“부족 장기화 시 문제”


드라이아이스 수급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업체별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출고를 지연하거나 드라이아이스 공급에 제한을 두는 매장도 생겼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아이스크림.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드라이아이스 수급 문제로 ‘10분 거리’까지만 포장 가능합니다.”

올여름 드라이아이스 수급 불안이 다시 고개 들었다. 중동전쟁 여파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데 이어 때 이른 무더위로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일부 식품업체에서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식품·외식업계뿐 아니라 이커머스 업계도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의 일부 매장은 고객들에게 포장 제한 방침을 안내하고 있다. 드라이아이스 부족으로 도착지까지 ‘10~30분 이내’ 거리만 포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1~2시간 거리까지 포장이 가능했던 예전 방침에 비해 시간이 대폭 줄었다. 포장을 위해 매장을 찾았던 신모 씨는 “이렇게 더운 날씨에 10분 이내만 포장이 가능하다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온라인에도 관련 다수 올라왔다. 한 이용객은 “드라이아이스가 없어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포장해 오지 못했다”고 했다. “보냉백을 추가하면 30분까지 가능하다”, “집까지 빠르게 뛰었다” 등의 후기도 있었다.

배스킨라빈스는 전국에서 1740개 매장을 운영 중인 만큼 드라이아이스 수급 불안의 영향권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배스킨라빈스 운영사인 비알코리아 측은 “5월 중순 이후 시작된 드라이아이스 수급 문제가 6월 초부터 심화하고 있다”며 “공급업체로부터 수 개월 동안 수급 불안이 지속될 것이란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외 공급업체를 파악하고 냉매제를 혼합해 사용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응안을 준비·시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빙그레도 지난달 일부 대리점에서 드라이아이스 수급 문제로 제품 출고 지연 사례가 발생했다. 온라인 주문 제품의 택배 발송 시 동봉되는 드라이아이스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생산량은 줄었는데 여름철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동안 드라이아이스를 구하기 어려웠다”며 “현재는 정상 출고 중”이라고 말했다.

드라이아이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액화탄산을 원료로 한다. 올해 2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국내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액화탄산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원유 공급에 숨통이 트이는 듯했으나, 종전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여름철 냉동·신선 제품 배송 시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하는 이커머스 업계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쿠팡이나 컬리, SSG닷컴 등 주요 업체는 아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은 큰 문제 없이 드라이아이스를 수급하고 있으나, 소규모 업체들은 예년에 비해 약 70% 수준만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대체제로 PCM아이스팩이나 생수 등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액화탄산은 탄산음료에도 사용된다. 이이 관련해 대형 음료 제조사 관계자는 “현재 제품 생산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수급이 불안정한 건 사실”이라며 “장기화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드라이아이스 수급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지난 2021년에도 배송 물량이 급증하며 드라이아이스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배스킨라빈스는 포장 가능시간을 30분까지 줄였다. 쿠팡은 드라이아이스 일부 물량을 자체 생산했고, 컬리는 드라이아이스 제조설비업체 ‘빅텍스’에 지분 투자를 하며 내재화 작업에 들어갔다.

원유 정제 작업의 부산물인 액화탄산이 원료인 드라이아이스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