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봐야 해서요’ 결국 사표 쓴 김대리…국내 여성 절반이 경단녀 [세상&]

2025년 여성의 경제활동 및 경력단절 실태조사
3년 전보다 시간제 늘고 재취업 기간은 짧아져
만 19~54세 여성 8177명을 대상으로 실시
재취업 때 ‘유연근무’ 크게 고려

2025 부산 여성 일자리 페스타‘가 열린 지난해 9월 23일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다솜광장에서 구직자가 자기소개서 및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국내 여성 10명 중 5명 이상은 출산과 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만 19~54세 여성 81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여성의 경제활동 및 경력 단절 실태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 단절예방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 통계다.

조사에 따르면 만 19~54세 여성 중 한 번이라도 경력단절을 겪은 사람은 56.7%로 집계됐다.

경력단절이 발생한 이유로는 임금, 업무 강도, 고용계약 기간 만료 등 근로조건이 53.4%로 가장 높았고, 결혼·임신·출산·가족돌봄 등의 이유가 29.3%였다. 두 사유를 모두 경험한 경우도 17.3%였다.

이번 조사는 법 개정으로 여성의 경제활동까지 고려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만 19세부터로 조사 대상을 확대해 진행됐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번 조사가 2022년과 연령대와 문항이 달라 3년간 변화를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 기간이 줄어든 점, 시간제 일자리 비율이 높아진 점,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육아 등으로 인해 유연한 근무환경에 대한 요구가 커진 점 등이 특징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4인 이하 사업체 종사 비율은 감소한 반면 30인 이상 사업체 종사 비율은 증가했고 도소매·숙박음식업 비중은 줄고 정보통신업과 기술서비스업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경력단절을 처음 경험한 평균 연령은 29.8세였다. 경력단절 원인으로 결혼이나 출산 등을 꼽은 경우 재취업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7.5년이었다. 반면 근로조건이 원인이었던 경우 재취업까지 평균 1.7년이 걸렸다. 3년 전 조사에서 재취업까지 걸린 시간이 8.9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다.

경력단절 이후 새 직장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건은 유연한 근무 환경으로 30.5%를 차지했다. 이어 현재 필요한 수준의 수입(26.2%), 일자리의 안정성(24.3%), 출퇴근 거리(13.4%), 정시 퇴근 가능성(4.4%), 기타(1.2%) 순으로 집계됐다.

경력단절 이후 첫 일자리의 근로형태를 보면 전일제 일자리 비중과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줄어든 반면 시간제 일자리 비율과 월평균 실질임금은 늘었다. 시간제 종사 비율은 14.4%로 3년 전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42.7시간으로 3년 전보다 4.5시간 줄었고 월평균 실질임금은 270만4000원으로 18만6000원 늘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인 이상 사업체 종사 비중이 3년 전 19.5%에서 23.7%로 증가했다. 반면 4인 이하 소규모 사업체 종사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도매·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비중이 줄어든 반면 교육서비스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으로의 진출은 확대됐다.

청년층 여성들은 경력설계 단계에서 보다 촘촘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만 19~34세 여성은 필요한 지원으로 다양한 직업 및 경력 정보 제공(33.0%)과 진로·경력설계 상담(30.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생애주기 변화에 대비한 교육 프로그램(15.7%), 직업 체험이나 인턴십 기회 확대(15.1%) 순이었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한 직업훈련과 1대1 상담 등 여성 대상 서비스 지원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30~40대 중심으로 이뤄졌던 경력상담을 전 연령층으로 확대해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맞춤형 직업훈련과 선제적 경력관리 지원을 강화해 여성 고용정책이 경력관리와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 지원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