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8일, 전 업종이 ‘올킬’됐었다…레버리지 쏠림은 여전 [투자360]

코스피 50개·코스닥 39개 업종 일제히 하락
투자자예탁금 한 달 새 27조원 감소…레버리지 ETF에는 자금 집중
“일반 종목 받칠 매수세 약화…심리·수급이 시장 지배”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이틀간 패닉셀을 연출했던 국내 증시가 반등에 나섰다. 다만 전날 나타난 ‘전 업종 올킬’ 장세를 두고는 개인 자금이 일반 종목보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면서 시장을 떠받칠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오전 코스피는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미국 반도체주 반등에 힘입어 장 초반 3% 넘게 오르며 전날 낙폭을 일부 만회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이날 반등과 별개로 전날 나타난 ‘전 업종 올킬’ 장세가 시장 수급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라고 보고 있다.

실제 전날 KRX 데이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50개 업종과 코스닥 39개 업종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에서는 코스피200 중공업(-7.58%)의 낙폭이 가장 컸고, 코스피200 산업재(-7.38%), 코스피200 건설(-7.33%)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에서는 기술성장기업부(-7.34%), 코스닥150 산업재(-6.80%), 코스닥150 헬스케어(-6.71%)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코스피 코스닥 하락 업종


업종 전반으로 확산한 매도세는 개별 종목에서도 확인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승 종목이 125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765개에 달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상승 종목은 242개에 불과했고 하락 종목은 1451개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저가 매수도 시장을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74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941억원, 135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337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기관은 각각 1970억원, 1375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은 전날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시장을 끌어올릴 정도의 공격적인 매수는 아니었다”며 “개인 자금이 레버리지 상품으로 쏠리면서 일반 종목을 받쳐줄 매수세가 약해진 것이 최근 시장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종목을 떠받칠 매수 주체가 약해진 만큼 작은 악재에도 시장 전체로 매도세가 빠르게 확산하는 구조가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개인 자금은 일반 종목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몰렸다. 이달(1~8일) 개인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를 5638억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를 2086억원 순매수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각각 1조1092억원, 469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6.25%, 5.68% 하락했다. 이에 따라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일제히 두 자릿수 손실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구조여서 변동성이 커질수록 손실도 확대될 수 있다.

시장 심리 위축은 대기자금에서도 확인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초 139조6947억원에서 지난 7일 112조3259억원으로 감소했다. 한 달여 만에 27조원 이상 줄며 시장에 대기하던 매수 자금도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는 최근 급락이 기업 실적보다 투자심리와 수급의 영향을 크게 받은 만큼 당분간 시장 변동성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은 메모리 3사 중심의 반도체주 연쇄 조정으로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가운데 미국·이란 휴전 중단 사태가 추후에도 증시에 지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기업 실적이나 펀더멘털보다 투자심리와 수급이 시장을 지배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60일선과 코스닥 200일선 이탈이 겹치면서 기술적 매도까지 유입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