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드웍스’ 판매시장 짬짜미…8개 업체에 과징금 23억7200만원

2021년부터 최저가·유지보수 요금 인상 합의
거래처 나누고 위반업체 제재…내부 규율 운영
대표 제품 평균가격 53.81% 올라 소비자 부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산업용 소프트웨어 ‘솔리드웍스’ 판매업체 8곳이 가격을 담합하고 거래처를 나눠 영업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노드데이타, 메이븐, 솔코, 웹스시스템코리아, 위버맨시, 케이앤솔루션, 한영솔루텍, 프리즘 등 8개 업체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23억7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연합]


솔리드웍스는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 다쏘시스템이 개발한 산업용 설계(CAD) 소프트웨어로, 기계·가전·의료기기 등 제조업 전반에서 제품 설계와 개발에 널리 사용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국내 솔리드웍스 판매 시장을 사실상 전부 점유하고 있으며 경쟁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2021년 8월 사장단 회의에서 제품군별 최저 판매가격을 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처도 서로 침범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기존 거래처나 먼저 영업을 시작한 고객사는 다른 판매사가 영업하지 않도록 했고 해당 고객이 다른 업체에도 견적을 요청하면 경쟁을 피하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의 높은 견적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이행했다.

이들은 2024년 7월까지 대면 회의와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최저 판매가격과 유지보수 요금 인상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했다. 영업 보호 대상과 기준도 점차 확대했으며 최저가격을 어겨 판매한 업체에는 가격 차액을 부담시키고 위반이 세 차례 이상이면 판매망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내부 제재까지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담합의 영향으로 솔리드웍스 제품 가격은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 제품인 ‘솔리드웍스 CAD’의 2023년 3분기 평균 판매가격은 담합 이전인 2021년 2분기와 비교해 53.81% 상승했다.

이번 담합은 솔리드웍스 개발사인 다쏘시스템코리아가 판매업체별로 특정 고객에 대한 독점 영업권을 부여했다가 2020년 말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이후 이뤄졌다. 이후 판매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자 업체들이 가격과 영업을 공동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산업용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의 담합 관행을 바로잡고 기업 혁신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업 활동과 밀접한 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담합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